언제나 그렇듯 사진같은 건 없습니다.
10년전의 경험담을 보시려면
올해 1월 9일에 엄청난 복통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어째 왼쪽 옆구리가 계속 땡겨서 소화가 좀 안되나 했다가, 통증 양상을 점차 보아하니....
'아 젠장 요로결석이네!'
과거와 다른 점이라면, 통증이 슬슬 강화될 쯤, 소변이 마려워 소변을 봤더니 엄청난 피가 쏟아지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시간은 토요일 오후 1시 반. 회사 근처 비뇨기과에 들를 만한 시간은 되었습니다. 식은땀 줄줄, 통증은 이제 바닥을 구를 레벨.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옷입고 엘리베이터 타고 달려내려왔습니다. (말이 달려내려온 거고 사실 너무 아파서 제대로 걷지도 못했습니다. 허리를 펴질 못했으니...)
카카오택시를 호출하려는데...어? 통증이 슬슬 안정되어 가기 시작합니다. 오 바로 내려가는 것인가... 좀 기다려 보니 통증이 거의 가셔갑니다. 대충 속 뒤집어질 만한 통증이 30분 정도 있던 거 같군요. 통증 자체는 한 3시간 정도.
보통 이런 통증 오다 가라앉으면 조만간 돌이 빠져나오기 때문에, 일단 병원 가는 건 그만두기로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양상이 좀 다릅니다. 토요일 오후 10시까지 피소변을 쏟았습니다. 돌을 확인하기 위해 500밀리 생수병에 소변을 받았는데, 계속 붉은 색이 감돌았습니다.
그 사진만 남아있어서 올려 봅니다.
이런 소변을 무려 10시까지 봤더랬죠... 흑흑.
월요일날 바로 병원을 들렀습니다. 소변검사 결과야 뻔했죠. 요로결석 확정. 초음파 확인해 봅니다. 신장 내의 돌이 있는데 3밀리 정도라고 합니다. 어라? 분명 작년 7월 촬영 시 돌 크기가 7밀리였는데.... 부분 파손되어 나온 걸까요.
엑스레이 촬영도 했지만 의미는 없습니다... 제 결석은 엑스레이에 안나오거든요 ㅜㅜ.
초음파를 좀 더 확인해 보니 방광 상부에 4밀리 정도의 돌이 박힌 것으로 보입니다. 4밀리 정도면 굳이 쇄석술까지 갈 필요는 없기에 약 먹고 빼기로 해봅니다.
대충 1주일이 지납니다. 울리는 정도의 통증이 생기며 다시 피가 나왔습니다. 기존 의사선생님은 비번. 다른 의사선생님이 조영술을 권합니다. 근데 전 갑상선암 ㅜㅜ. 하필 이런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조영술을 받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돌이 안보입니다. 어딘가 나온 거 같다고 합니다. 음 나온 것일까...
하지만 역시 3-4일뒤 통증이 다시 나타나 병원에 가봤습니다. 이전 의사선생님의 조영술 판독 결과, 분명 어디에 돌이 박힌 게 맞다고 합니다. 막힌 부분은 보이지 않으나, 왼쪽 요관이 부풀었기 때문에 어딘가 부분적으로 막힌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담당분 아닌 바로 전에 보셨던 의사선생님도 같은 비뇨기과이긴 하지만, 이 분은 주로 전립선 비대증이나 성병 등의 이슈 쪽이고, 제 담당 의사님이 주로 요로결석쪽 담당이신 것 같더군요. 아마 그래서 이 부분에서 진료에 차이가 있던 거 같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초음파상에 이전에 봤던 4밀리짜리 돌이 보이지 않습니다. 미궁에 빠졌습니다.
음... 다시 2주 정도의 약을 가져와 복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통증이 여전히 있습니다. 디스크 통증도 있는지라 허리 통증은 사실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그래도 솔직히 힘들고, 무엇보다 자세를 돌리면 통증이 제법 셉니다. 아무래도 어딘가 돌이 걸리긴 걸린 거 같은데...
약 더 먹고 빼볼까 했는데, 이런... 피가 또 왕창 쏟아집니다. 이번에도 한 5시간 쏟은 거 같습니다.
다시 병원을 갔습니다.
조영술로 안보입니다. 초음파로도 안보입니다.
"아무래도 요관 중간에 걸린 거 같습니다."
완전히 막힌 게 아닌 상황에, 결석이 엑스레이로 보이는 것도 아니라면, CT 외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요관 중간은 초음파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제 결석이 엑스레이에 안보이는 재질인 건 위에도 언급드렸습니다만, 10년 전 결석으로 쇄석술 할 때 이미 확인했던 것입니다. 주로 요석 계열이 그렇다고 하더군요.
잠시 결석 관련해서 언급드리면,
엑스레이에 보이는 재질의 결석은 금속이온이 포함된 것들이 주된 요소이며, 이런 결석은 엑스레이만으로도 선명하게 확인이 가능학기에, 요관 한복판에 박혀도 쉽게 확인이 되는 대신, 잘 깨지지 않기 때문에 쇄석술이든 내시경 시술이든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됩니다. 주로 반복 쇄석술 하는 애들이 이쪽입니다.
엑스레이에 잘 보이지 않는 요산, 콜레스테롤(?) 등의 재질은 상대적으로 저런 결석에 비해 충격에 약해 잘 깨지고, 몸의 충격 등으로도 부서질 수 있지만, 대신 엑스레이에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관 중간에 끼었다 + 소변이 안막히고 나온다 콤보를 맞으면 결석이 어디있는지 미궁이 되어버립니다. 무조건 CT를 가야만 합니다.
결국 CT찍기로 헀습니다. 들른 비뇨기과는 CT시설이 없기에 주변의 다른 건강검진 병원의 CT장비로 넘어갑니다.
조영제 맞을 때 갑상선암 있다고 했습니다. 조영제를 좀 더 비싼, 요오드가 덜 들어간 (안 들어간 거였는지 정확치 않네요) 물건으로 맞았습니다.
음... 혈관 주사는 아무래도 적응이 안됩니다. 작년에도 피검사 8번에 조영제 2번을 맞아봤지만, 수십번을 맞아도 적응 안됩니다....ㅜㅜ.
이제 하도 많이 검사 받아서 어지간하면 외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CT조영제는 검사 끝난 후 물을 퍼마셔야 빨리 빠집니다. 요로 결석도 물 많이 마셔야 좋으니 1석 2조. 열심히 퍼마십니다 벌컥벌컥.
병원에 돌아온 결과.... 휴 역시, 요관 정확히 한복판에 결석이 박혀 있습니다. 크기는 5~6밀리 정도.
이런 크기니 어중간하게 막고 통증 유발할 만 하죠.
사실 복부 비만만 아니라면, 충분히 빠져나올 만 한 크기였겠습니다만, 제 심한 복부비만과 더불어, 오랜 동안 회사에 있다 보니, 벨트를 푸르고 지낼 시간이 거의 없어, 그 엄청난 복부를 벨트로 계속 조여야 하는 게 치명적인 문제였죠. 그러니 어지간히 운동 해봤자 돌이 빠져나올 여지가 없었을 거고요.
참고로, 당시 제 허리 사이즈는 42를 넘어섰습니다. 그걸 벨트로 묶고 있었으니 뭐... 제 적정선은 32정도입니다.
어쨌거나 찾았으니 깨야겠죠.
위치가 아주 더러운 곳이라, 쇄석술을 엎어져서 받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내시경 안하게 된 게 천만 다행이죠. 내시경은 고역인데다 잘못 때렸다간 부작용도 엄청나서...
위에 언급했듯 복부비만이 엄청 심해서 거리가 무진장 멀다 보니 최대 출력으로 때렸다고 합니다.
복부비만이 심하다 보니 엎어졌을 때 갈비뼈 마지막 부분이 엄청 눌려서 무진장 아팠습니다. 하지만 움직이면 안 되죠 ㅜㅜ. 포커스 틀어지니. 게다가 이런... 쇄석술 진행하니 충격파가 오른쪽 골반뼈 끝부분으로 몰립니다... 상당히 아픕니다 ㅜㅜ.
갈비뼈가 와장창 눌린 이유는, 원래 충격파 쏘는 부분의 침대가 뚫려 있는데, 그 지점의 끄트머리가 갈비뼈 끝이었습니다.
50분의 긴 시간이 끝났습니다. 충격파 자체는 이전에 비해 통증이 훨씬 덜했지만, 위에 언급한 골반뼈 끝과 갈비뼈는 무진장 아픕니다. 어쨌거나 바로 나가서 소변을 봤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피소변이 아닌 피가 쏟아져 나옵니다 ㅜㅜㅜㅜㅜ. 하지만 10년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소변과 같이 섞여서 좀 투명한 편입니다.
변기 뒤져봤습니다... 으음 돌이 없습니다. 핏덩이는 사방 팔방에 흩어져 있는데도 말이죠. 요관이 너덜너덜 하겠네요 ㅜㅜ.
일단 돌은 못찾았다고 말씀드리고 약 목록만 타고 나옵니다. 항생제 + 소염제 + 진통제 음...
언제나 그렇듯 물은 열심히 먹습니다...
다음날 아침 회사.
돌을 봐야 합니다. 무조건 좌변기에서 소변 봤습니다.
돌 하나 튀어나옵니다. 2밀리 조각! 아싸!!
하지만 통증은 여전합니다. 근데 사실 요관 쪽보다는 갈비뼈와 골반이 몇배는 더 아픕니다 ㅜㅜ.
휴가 바닥나 가는 상황이라 더 쓰진 못하고... 그냥 참습니다.
이틀 동안 총 돌이 3조각 나왔습니다. 2밀리,1밀리,2밀리. 대충 5밀리 조각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요관 통증은 확실히 줄어서 거의 사라졌지만, 갈비뼈와 골반 통증이 크게 줄질 않아서 1주일 뒤 다시 병원에 가 봤습니다. 일단 부작용 정도로 취급된 거 같습니다. 엑스레이에선 별반 이상은 없고...
.... 여전히 소변에는 피가 나옵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소변에서 시야로 보이지 않는 요석 파편이 현미경으로 계속 관찰된다는 거...
가끔씩 소변 보다 거기(?)에 통증이 발생하는 이유, 알 거 같습니다. 소변 내의 요석이 결정화 되어 요도 내벽을 긁는 거였네요.
어쨌거나 이렇게 두 번째 요로결석 충격파 쇄석술은 끝이 났습니다.
사실 완전히 치유된 거 같진 않습니다. 병원에서도 잔석이 아마 남아 있을 거라고 하고요. 다만 일상에 지장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꾸준히 물 먹고, 요석 녹이는 약 먹으면서 관리하라고 하셨습니다. 다만 제가 게을러서 (+ 약이 좀 잘 안맞아서) 먹다말다를 반복했습니다.
게다가 다른 병들이 나타나면서 약을 마냥 먹을 수 없게 되어 버렸죠. 아마 지금도 차근차근 쌓이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이전 포스트에서 써두었지만, 갑상선암 수술로 물 섭취를 장기간 제대로 못했습니다.... 아마 더욱 착실히 쌓였겠죠.
휴... 같은 일 터지지 않으려면 빨리 살빼고 운동하는 수 밖에는 없겠네요. 많이 걷기도 해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