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리얼포스 R2 TLSA 제품 리뷰를 작성하면서 썼었지만 (해당 글은 https://gcempire.tistory.com/609 여기에 있습니다.), 전 매우 가벼운 키압을 가진 키보드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프로그래머이다 보니 타이핑을 하는 시간이 길어서이기도 하지만, 취미로 쓰는 글, 소설이나 이런 블로그 포스팅과 같은 글들도 종종 작성하기도 하고, 보통 이런 글을 작성할 때 상당히 빠른 속도로 몰아치다 보니, 키압이 무거우면 아무래도 손가락에 부담이 되는 편입니다. 좀 많이 작성하다 보면 손가락이 뻐근해져 오죠. 물론 나이 문제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이제는 40중반이다 보니...
회사에서 쓰던 건 이전 리얼포스2 TLSA 리뷰에도 나왔던 리얼포스 하이 프로파일인데요.
처음에는 확실히 가볍게 느껴졌던 이 키보드도 이제는 많이 무겁게 느껴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 키보드가 균등 45g 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튼 그래서 좀 더 낮은 키압을 가진 키보드를 회사에서도 써보고 싶었구요.
그래서 리얼포스 R2 TLSA 를 또 사자니 이건 너무 비싼 데다, 회사에 들고 다니면서 쓰자니 케이블이 분리도 안되어 텐키리스 치고는 포장 부피가 컸고, USB-A타입이다 보니 맥북에 연결하려면 꼭 컨버터를 붙여야 했죠. 아이패드나 아이폰에 연결해 쓰는 건 더 답 안나오는 이야기였구요. 그나마 회사라면 좀 덜하지만 카페 등의 바깥에서 쓰려면 케이블을 주렁주렁 테이블에 늘어놓고 써야 했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아예 모바일 디바이스에도 연결 가능한 무선 30g 대의 무접점을 찾아보자고 해서 검색하다가 걸린 것이 오늘 이야기할 제품 중 첫 번째인 GK868B tico 35g 키보드입니다.
도착한 다음 바로 개봉을 하고 회사에서 사용해 봤는데, 상당히 마음에 드는 물건이더군요. 특히 키감이 정말로 맘에 들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집에서 쓰는 리얼포스2 보다 이쪽이 더욱 맘에 들었습니다. 리얼포스 R2 TLSA 모델의 경우 저소음을 위하여 스위치 링이나 키보드 내 쿠션 등 여러가지 장치가 들어있는데, 이게 키감을 다소 둔탁하게 하는 느낌이 있는데요. 이 키보드는 그런 부분들이 없어서인지 좀 더 깔끔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키 타이핑 소음은 더 클 수밖에 없지만요.
아무튼 마음에 들었던 지라 좀 더 찾아봤는데, 비슷한 키배열에 위에 펑션키 라인이 하나 더 있는 GK888B mini coup 모델도 팔고 있더군요. 다만 이 모델은 50g 모델 뿐이라서 제 검색에 걸리지 않은 것이었는데요. 한성 사이트에 가 보니 이 모델용 35g 러버돔을 별도로 팔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교체해서 35g로 써보기로 하고 이 키보드도 주문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갑자기 무접점 키보드 2개가 늘어나게 됩니다.
자판 배열에 따른 동종의 키보드 시리즈
일단 제가 산 제품을 설명드리기 전에, 제가 산 제품과 같은 계열의 한성의 정전용량 무접점 유무선 겸용 키보드 시리즈가 자판 배열에 따라 어떤 제품들이 더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산 키보드들은 특이한 배열이다 보니, 다른 키 배열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말이죠.
- GK868B tico: GK68 등으로 알려진 68키 배열로 구성된 키보드입니다. 60키계 계열인 해피해킹과는 차이가 크죠. 윗 사진의 우측 키보드 둘을 비교해보시면 차이점을 아실 수 있습니다.
- GK888B mini coup: 84키 모델입니다. 위의 68키 기반의 배열에 상단에 펑션키가 추가된 배열입니다.
- GK893B sports: 일반적인 텐키리스 배열인 87키 키보드입니다.
- GK898B office master: 풀배열을 가진 키보드입니다.
제가 산 것은 이 중 1,2번 모델인데요. 이 두 모델의 키 배치는 일반적인 축소판 키보드에 비해 배열이 독특하기 때문에 키보드 배열이 자신에게 맞는지 잘 고민해 보시고 사시는 것이 좋습니다. 1,2번 모델은 구조 특성상 우측 shift/alt/window(command) 키가 매우 작기 때문에 이들 키를 사용하시는 분들이면 별로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반면 방향키를 새끼손가락 등으로 콘트롤하시는 분들은 방향키가 시프트 바로 옆 및 아래에 위치한 만큼 다른 키보드들에 비해 손을 훨씬 덜 옮기고 타이핑 할 수 있어 피로감을 줄이고 타이핑 속도를 늘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공통적으로 Noppoo 스위치를 사용합니다. 사실 이 가격대 정전용량 무접점이면 선택의 여지가 없긴 하죠.
한성 GK868B tico
구매 이유
현재 국내에서 공식 판매중인 거의 유일한 "키압 30g 대의 무접점 유무선 키보드" 입니다. 리얼포스나 레오폴드는 유선이고, 해피해킹 하이브리드 타입s 는 키압이 30g 대가 아니므로 선택지는 거의 이것밖에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 심지어 GK888B조차도 기본 판매에서 35g 모델은 없습니다. 초기 판매 시에는 35g러버돔으로 교체해주는 서비스를 A/S센터에서 해주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서비스도 종료되었구요. 제가 이 키보드를 고른 이유도 이것 때문입니다.
제품 개봉
패키징 디자인은 무난합니다. 골판지 박스가 아닌 컬러에 유광 코팅 박스. 괜찮은 것 같네요.
상하로 여는 식입니다. 안에는 키보드가 뽁뽁이 비닐 안에 포장되어 있습니다.
키보드를 꺼내면, 바닥에는 설명서가 있습니다. 무선 연결, 맥모드, 키스트로크 조정, 마우스 기능 등 이래저래 복잡한 기능들이 여럿 있는 만큼 설명서는 잘 보관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상단 영역에는 이렇게 케이블, 스페이스 바 등의 텐션 조정을 위한 스프링, 키캡 분리 도구, 청소 도구, 맥/iOS 용 키캡 등이 들어 있습니다. 키캡 분리도구는 애매한 물건이라 철사 들어있는 거 하나 사서 쓰시는 게 나을 듯 하고, 청소 솔은 모가 제대로 정리 안 된 싸구려지만 그럭저럭 쓸만합니다. 케이블 품질은 괜찮은 편입니다.
개봉. 위의 리얼포스 하이 프로파일과 비교해 보면 얼마나 작은 키보드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키보드 레이아웃
위에서 언급한 대로 68키 모델입니다. 이 키보드의 경우 호불호가 매우 갈리는 배치이며, 특히 펑션키가 따로 없고 숫자 키보드에 같이 배치되어 있으며, `, ~ 문자 역시 esc와 같이 배치되어 해당 문자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Fn 키의 조합이 필수이기 때문에 이들 키를 자주 입력해야 하는 분들에게는 적합치 않습니다.
사실 저는 펑션 키는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펑션 키가 따로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별달리 고민을 하지 않았는데, 꺼내보고 타이핑하고 나서야 ~,` 키가 ESC 와 중첩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키는 아주 잘 쓰는 건 아니지만 mysql 이나 콘솔 작업 시에는 분명 불편해질 것이기에 이걸 나중에 알고서 이래저래 씁쓸했죠. 그나마 제가 주로 작업하는 iOS 앱 개발 환경에서는 저 두 문자를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요.
GK888B 의 84키 배열도 마찬가지지만, 우측 시프트 옆과 아래에 방향키가 있어, 타이핑 중에 키보드에서 손을 거의 떼지 않고 새끼손가락을 이용해 방향키로 커서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해피해킹처럼 fn 키 조합으로 조작하는 수준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는 손을 이탈시켜야 하지만 방향키 조작을 위한 손의 움직임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은 큰 이점이죠.
키캡 및 소음
키캡은 PBT 레이저 각인인데, 그렇다 보니 각인의 톤은 연한 편이지만, 전체적인 색채와 잘 어울리는 편이구요. 사진에 비해 실물이 더 나은 편입니다. 키캡이 전반적으로 미묘한 무광톤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 부들부들한 감촉이 개인적으로는 리얼포스 쪽의 키캡 감촉보다 더 좋아서 타이핑하는 맛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 부들부들한 감촉은 스위치 마찰 시 나타나는 사각거리는 느낌과 맞물려서 뭔가 부드러운 톤의 물건을 누르는 느낌이 강합니다.
사진을 보시면 스페이스바의 가운데 부분이 뭔가 움푹 들어간 것 처럼 보이는데요. 실제로는 스페이스바의 가운데 영역 부분의 모서리를 없애고 둥글게 만든 식입니다. 스페이스 바 사용시 모서리 부분이 엄지를 자극하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것과 더불어 스페이스바 키캡의 해당 영역 마모를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쳐보면 실제로 자극이 훨씬 덜한 걸 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모서리가 있는 쪽이 더 낫긴 한데... 이건 개인차가 있을 듯 합니다.
통울림은 좀 있는 편이며, 스태빌 소음이 깔끔하게 잡힌 물건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의 소음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전반적인 소음은 저소음 모델로 나온 키보드들에 비해서는 큰 편이며, 일반적인 키보드 소음에 비해서는 작은 편입니다. 무접점 모델 특성상 얕은 스트로크로 친다면 통울림도 어느 정도 회피 가능합니다.
키캡 규격은 체리 프로파일이며, 다른 무접점 스위치인 토프레와는 달리 수많은 호환 키캡들을 사용할 수 있지만, 6x키 배열 특성상 우측 특수키 키캡들의 크기가 작아 이들 키캡을 제공하는 키캡 세트가 아니라면 기본 키와 좌측 특수키들만 교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해외의 경우 꽤 이전부터 이 키보드에 맞는 키캡들이 나온 만큼 충분히 구할 수는 있고, 토프레 스위치용 키캡과는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요. 그리고 Fn 키를 사용하느이 키보드 고유의 키 조합이 제법 있다 보니 키캡을 교체할 경우 이런 키 조작을 미리 숙지하거나 조작 시 매뉴얼을 봐야 합니다.
키압 및 스트로크
사실 전 이 모델로 Noppoo 스위치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해피해킹2 프로페셔널, 리얼포스1/2, 타입헤븐 104 등 토프레 스위를 쓴 제품만 주로 사용해 왔기에 노뿌 스위치의 감각이 신선하면서도 독특하더군요. 제가 이전에 토프레 스위치 위주로 키보드를 써왔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고 글을 보시면 제가 쓴 키압의 감각을 좀 더 이해하시기 좋을 듯 합니다.
키압은 좀 리니어한 느낌으로 진입시 문턱 압력이 그리 크지 않다 보니 35g치고는 꽤 가벼운 느낌이 드는 물건이구요. 이 점은 먼저 사용중이던 리얼포스 R2 TLSA 모델과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더불어 리얼포스가 저소음 대응용으로 스위치의 링과 하단 쿠션 등이 들어가 있다 보니 키 스트로크의 깊숙한 부분이 전반적으로 뭉툭한 느낌인데 반해, 이 키보드는 그런 부분이 적어서 좀 더 명확한 스트로크 종료 부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문턱 압력이 크지 않다 보니 키가 눌리는 스트로크 포지션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고, 그래서 오타가 다소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아래의 GK888B에서 좀 더 잘 드러나 자세히 써 두었습니다.
이 키보드도 리얼포스2의 APC 기능처럼 키가 눌리는 스트로크의 깊이를 조절할 수 있는데요. 1.5mm - 2.2mm - 3.0mm 세팅인 리얼포스 R2 APC모델과 달리 이 키보드는 기본값에서 0.2mm 단계씩만 조정이 가능합니다. 기본값이 몇 mm 인지에 대해 명확한 이야기도 없고요. 키 스트로크의 차이는 최소값과 최대값은 어느 정도 느껴지는 편입니다만, 리얼포스처럼 아주 명확치는 않습니다.
결정적으로 아쉬운 점은, 스트로크가 다소 들쭉날쭉한 게 타이핑하다 보면 종종 느껴지며 특히 스페이스바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입력되는 스트로크가 낮아서 공백 오타가 자주 나는 편입니다. 빠르게 타이핑하면 아무래도 여러 키에 동시에 스트로크를 걸게 되는데, 스페이스 키의 스트로크가 낮다 보니 분명 나중에 입력했다고 생각했는데 먼저 입력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죠. 이걸 해결하기 위해 제조사에서는 스페이스 바용 추가 스프링을 동봉해 주고 있는데요. 사용자가 교체해야 대응이 된다는 이 점은 다소 아쉽습니다.
유무선 연결성
유선 연결 시에는 좋은 반응속도를 보여주며, 동시 입력도 잘 됩니다. 스펙상 1000hz 의 폴링 레이트를 지원한다고 하고, 실제 체감으로도 깔끔합니다. 무선의 경우 125Hz로 아주 반응 속도가 좋지는 않지만 꽤 쓸만은 한 편인데요. 블루투스 수신율이 타사 제품들에 비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는 반면 1미터 정도 거리에서 금속제 전파방해물이 존재하는 경우 중간에 종종 끊기거나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 키보드가 잠시 안 사용하는 경우 절전모드에 진입하는데 이 때 수신율이 안좋아지면서 풀렸다 연결되었다를 반복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으로 보이지만 확실치는 않습니다. 같이 사용중인 애플 트랙패드가 이런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다 보니 비교가 잘 되어서 적어봅니다.
멀티 페어링을 3개 기기로 지원하는데, 다른 장비가 페어링 된 상태에서 추가로 다른 장비를 페어링하려면, 반드시 이전 장비가 인식 불가되는 상태로 만들어야 합니다. 즉 이런 건데요. 1번 블루투스에 아이폰을 페어링 한 상태로 2번 블루투스에 PC를 연결하려고 하면 절대 불가능하며 (페어링 활성화 자체가 안됩니다) 반드시 아이폰을 끄거나 에어플레인 모드로 전환하여 1번 장비가 인식되지 않는 상태가 되어야만 2번 장비 페어링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점은 정말 상당히 불편하지만 모바일 기기에서만 쓰는 경우라면 에어플레인 모드로 비교적 쉽게 대응 가능하므로 모바일 기기들과만 연결해서 쓰는 거라면 큰 문제는 아닙니다. 반면 블루투스 장비를 주 입력장비로 쓰는 PC라면 곤란해지겠죠. 제가 이쪽 케이스. 위에 한 번 언급드렸다시피 트랙패드를 쓰다 보니 비활성화하면 커서 제어가 안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유/무선 전환과 각 블루투스간의 전환은 별도 스위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키보드의 Fn 키와의 조합 입력으로 이루어지는데, 그렇다 보니 키보드 타이핑중에도 바로바로 다른 장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블루투스 장비 간 전환은 살짝 딜레이가 있는 편인데 반해, 유선과 무선의 전환은 굉장히 빠르구요. 그래서 유선으로 PC에 연결하고 아이폰으로 무선 연결해 쓴다든가 하는 경우 응답속도도 빠르고 타이핑 중에도 바로바로 전환이 가능하여 상당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조작 LED가 없이 스위치에 있는 LED로 이걸 대신하는데, 이게 양날의 칼이라서 좀 귀찮습니다. 키캡을 다른 걸로 교체할 경우 이게 무슨 역할을 하는지 바로 인식하기 어렵고, 좀 밝다 보니 부담스러운데요. 특히 이게 충전중 상태 LED를 겸하다 보니 충전중에 그 밝은 키캡 LED가 계속 들어와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특히 어두운 환경에서 사용할 때 더욱 그렇구요.
키보드 마우스 기능
이 키보드의 가장 독특한 기능이라 볼 수 있는데요. Fn + WASD 키로 커서 조작이 가능하며 Fn + ZXC 로 마우스 버튼 입력을 할 수 있고, Fn + Q로 커서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PC화면의 경우 좌표계가 워낙 넓다 보니 커서 속도를 최대로 해도 느리고, 버튼을 누르고 조작하는 드래그 입력도 좀 많다 보니 사용에 한계가 있는 편이지만, 아이패드나 아이폰 등에서 접근성의 Assistive Touch 등을 활성화 해 사용 시 상당히 훌륭한 편의성을 제공하구요.
무엇보다 이 기능은 사용 시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않기 때문에 GUI 에서도 키보드에서 손을 떼지 않고 빠르게 작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조작을 위해 화면에 손을 갖다 대어야 하는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의 경우 굳이 화면에 손을 뻗지 않아도 조작이 가능하니 조작 효율이 상당히 증대되는 편입니다. 굳이 태블릿에 마우스 연결할 필요 없이 이 키보드 하나만으로도 어지간한 건 다 할 수 있죠.
아쉬운 점은, GK888B의 경우 이 키보드마우스 역할을 하는 키의 측하면에 어떤 키가 무슨 역할을 하는 지 그려져 있는 반면, GK868B는 이것이 모두 빠져있습니다. 물론 덜 너저분하게 보이는 이점이 있기는 하지만요.
주의하실 점이 있는데요. 유선 연결 시에는 포인팅 속도를 최고로 놓고 사용 할 경우 포인터의 속도가 충분해서 활용할 만 하고, 무선이라도 아이패드나 아이폰 등의 모바일 디바이스같은 경우 문제없이 잘 동작하는 반면, 무선 모드로 PC등에 연결할 경우에는 포인터의 이동 속도가 느려서 활용성이 많이 떨어집니다.
그 이유는 키보드의 이동속도 제어가 매 주기마다 이동하는 포인터의 픽셀 단위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약 픽셀 단위로 늘렸다면 포인터로 지정 못하는 구역이 생겨버리겠죠) 더 자주 값을 변화시키는 식이다 보니 폴링 레이트가 1000Hz 인 유선에 비해 125Hz인 무선 블루투스 모드에서는 유선보다 금방 값 변경 한계에 도달하게 되기 때문이죠.
피시와는 달리 아이패드같은 경우 애당초 접근성 용도로 만들어진 거라 픽셀단위로 정밀하게 움직이는 식으로 동작하지 않다 보니 무선으로 연결되었다 하더라도 포인터 속도가 문제될 만큼 느려지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폰/아이패드보다는 PC에 가까운 방식으로 포인터가 동작하는 안드로이드 장비에서는 어떨 지 모르겠네요.
휴대성 및 악세서리
작은 사이즈와 더불어 위에 언급드린 키보드 마우스 기능 덕에 휴대용으로서 굉장히 훌륭한 사용성을 제공해 줍니다. 특히 아이패드 등과 연결 시에 어떤 다른 무선 키보드들보다도 훨씬 활용성이 좋은 편이구요.
이 키보드는 동봉된 키보드 루프와 함께, 원래 레오폴드 사의 키보드를 넣기 위해 나온 레오폴드의 키보드 파우치 S 사이즈에 여유있게 들어갑니다. 동봉된 키보드 루프가 아닌 좀 더 부피감 있는 물건도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구요.
이 파우치에 키보드를 넣어도 중형 백팩 등에서 키보드를 세워 옆 벽 쪽으로 붙여 가방속에 넣어다닐 수 있을 만큼 작아서 공간 소모를 최소화하여 들고다니기 좋습니다.
케이블은 분리형이며, USB-A -> USB-C 형 케이블입니다. 이 케이블은 레오폴드 S파우치에도 같이 잘 들어가므로 휴대하기 편합니다. 키보드 자체는 USB-C 단자를 가지고 있으므로, 맥북이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 제외), 아이패드 프로 3세대 등의 모델은 동봉된 케이블이 아닌 다른 USB-C 케이블만으로도 연결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기타
윈도 운영체제 하에서 키보드에 키 매핑을 저장할 수 있고, Fn + Insert 키로 이 매핑 변경이 가능합니다. 맥에서는 지원하지 않기에 다소 슬픈 부분. 사실 리얼포스도 제가 샀을 때까지만 해도 없었지만, 지금은 맥용 R2 버전까지 나온 상황이라서...
맥/iOS 모드를 지원하며, 이 모드를 활성화 시 좌측은 window 키가 option 키로, alt 키가 command 키로 변경되며, 우측은 fn 키가 command 키로, alt 키가 Fn 키로 변경됩니다. 키보드가 어떤 모드냐에 따라 fn 키의 위치가 달라지는데 키보드에서 지속 표시 기능은 없다 보니 (변경키를 누를 경우 현재가 무슨 모드다 표시 기능은 있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반면, 중복으로 모드 변경이 일어나는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니 마냥 단점이라고 보기는 뭐합니다.
다만 이렇게 위치를 바꿔버리면 기존 키캡으로는 헷갈리는 만큼 맥모드용 키캡을 별도로 제공합니다. 좌/우 모두 해당되구요.
한성 GK888B mini coup
구매 이유
GK868B 의 경우 ESC 키와 중복되는 문자들이 특정 개발 환경에서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다 보니 이런 환경에 있었을 때 많이 불편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GK888B 의 경우 텐키리스와 비슷한 입력 키를 가지고 있음에도 가로폭은 GK868B와 같은 매우 좁은 폭을 가지고 있어 GK868B의 키 중복 단점만을 거의 딱 해소해 주는 물건이었습니다.
다만 이 키보드는 50g밖에 지원하지 않았기에 구매대상에서 제외했었는데요. 한성 홈페이지에 이 키보드를 위한 35g러버돔을 판매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고, 집에서 여러 컴퓨터를 오가며 키보드를 바꾸는 것이 불편했기에 이번 기회에 여러 장비의 키보드 입력장치를 하나로 묶을 목적으로 이 키보드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애당초 35g 키압을 쓰기 위한 게 목적이었기에 구매 직후 러버돔을 교체하는 작업을 수행했으며, 여기 있는 리뷰는 35g 교체를 진행한 이후의 상태를 기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관계로 시중의 50g 모델과는 차이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GK868B의 경우 백색을 구매했는데, 사진으로 검은 색을 보고 이걸 구매할 걸 하고 후회했지만 막상 실물을 보니 만족스러워 후회가 쑥 들어갔는데요. 그래서 이번에는 검은 색 모델을 사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래에...
이후 설명들은 위에서 언급한 부분과 중복되는 내용은 빼고 말씀드리려 합니다.
제품 개봉
패키지 디자인은 GK868B와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키 배열이 다르니 패키지의 키보드 라인아트에도 이게 반영되어 있고, 제품명 등도 마찬가지구요.
뽁뽁이 포장도 동일. 상단에 각종 청소도구 및 악세서리 들어간 것도 동일합니다.
이전 GK868B 사진에서는 안찍었던 부분인데요. 실제 패키지 포장은, 뽁뽁이 비닐 -> 키보드 루프 -> 투명한 비닐 순서로 되어 있습니다. 키보드 루프 째로 같이 포장해서 장시간 운송할 경우 루프에 의해서 키보드 테두리 등이 마모될 수 있으니 취한 조치로 보입니다.
개봉하면 이렇게... 이 사진은 아래의 GK888B가 가로로 많이 크게 보이는 착시가 있는데요.
실제로는 폭이 거의 똑같습니다. 즉 딱 GK868B 에 위 1행을 추가한 크기이구요. 아무래도 키캡 호환을 하려면 어느 정도 규격을 맞춰야 하다 보니 크기는 같이 써야 해서 그런 듯 합니다.
키보드 레이아웃
84키임에도 텐키리스가 아닌, 68키를 위로 한 줄 확장한 키보드입니다. 텐키리스에 비해 더 좁은 폭을 가지기 때문에 키보드에서 손을 덜 떼어도 되고 마우스의 위치를 더 가깝게 붙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우측 특수키의 면적은 68키와 거의 동일하기에 우측 특수키를 많이 쓰시는 분들이라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외형, 키캡 및 소음
GK888B는 검은색 모델을 샀는데요. 키캡은 PBT에 레이저 각인으로 동일하지만, 백색 모델의 경우 키캡 색에 비해 각인이 진한 색인 반면, 검정색 모델은 각인이 더 밝은 색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인성은 상대적으로 하얀색 모델에 비해 부족한 편이나, 톤은 차분한 편이라 그리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부들부들한 느낌을 주는 백색 모델의 키캡과는 달리, 검정색 모델의 키캡은 리얼포스 R2의 그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좀 더 거친 느낌이고요. 검은색인 탓인지 좀 더 광원에 의해 반짝반짝한 표면의 텍스쳐가 눈에 띄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GK868B 의 백색 키캡이 더 맘에 드네요.
사진으로 보면 검정색 모델이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느껴지고, 흰색 모델이 싸구려티가 나 보이는데 반해, 실물로는 백색이 오히려 더 차분한 느낌이고 검정색 모델이 좀 싸구려 티가 나는 편입니다.
키보드가 좀 더 커서인지 GK868B에 비해 좀 더 둔중한 소음이 나며, GK868B의 소음이 좀 더 가볍게 들리는 편입니다.
키압 및 스트로크
기본 판매 제품인 50g 키압 상태에서는, 얕은 스트로크에서는 50g 치고는 가볍다는 느낌이지만, 스트로크가 깊어질 수록 50g라는 것을 명확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확실히 45g모델에 비해서도 무겁고, 35g 모델과 비교한다면 큰 차이가 나죠. 저의 경우 좀 오래 타이핑하니 손이 뻐근해지는 것이 느껴져서 바로 체감했습니다.
35g 러버돔으로 교체한 이후에는 GK868B와 거의 동일한 키압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키보드도 GK868B와 마찬가지로 스트로크가 좀 중구난방으로 들어오는 걸 체감했는데요. 특히 이 키보드는 PC에 물려 게임용으로도 사용했기 때문에 더 크게 체감했습니다. 지속적으로 키를 눌렀다 떼는 일반 문서작업과는 달리, 게임의 경우 특정 키를 지속적으로 누르거나 키캡 위에서 손가락이 대기탄다거나 하는 경우가 제법 있는데요 (FPS, TPS 및 비슷한 계열의 MORPG 등) 이럴 때 느닷없이 키가 입력되는 경우가 있어서 당황스러운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먼저 언급했듯 이 키보드는 키압에서 진입점이 약하게 잡혀 있다 보니 툭 지나가는 느낌 없이 바로 키가 쑥 들어가는데요. 여기에 키압이 낮고, 최소 스트로크로 세팅 된 상태에서 키캡 위를 스쳐 지나가면 어떤 때에는 말 그대로 스쳤는데도 불구하고 입력이 들어가는 경우를 경험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게 이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는 점이구요. 그러다 보니 키보드 오타도 종종 발생하고 타이핑 퀄리티가 그리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게 이 키보드의 가장 큰 결점이죠.
키압에서 진입점 턱을 만들어 일정 이상의 스트로크는 무조건 들어가게 만든 만든 리얼포스나 해피해킹과 비교하면 이 점은 확실히 문제인 듯 합니다. 물론 그 덕에 가벼운 키감이 만들어지긴 했지만요.
물론, 35g 키압에 최소 스트로크 세팅은 절대 게임용 세팅이 아니므로, 이 상태에서 게임 테스트를 한 것은 그리 적절하진 않습니다. 무접점에서 게임용 세팅은 키압을 올리고 최대 스트로크로 두는 게 좋죠. 개인적으로 게임용 키보드는 클릭 스위치 쓰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만 (저도 게임용으로는 보통 청축을 씁니다) 이번에는 좀 편하게 쓰기 위해 겸용으로 썼던 거라서... 이 점을 감안하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러버돔 교체
원래 목표가 35g키압을 사용하는 것이었기에, 별도 주문한 러버돔이 도착하자 마자 바로 교체 작업을 진행했는데요. 이 러버돔 교체가 못할 것은 아닌데 생각보다 좀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미리 유튜브 등에서 영상을 보고 어떻게 하는지 확인해 보시는 게 좋구요. 분리 작업 중 케이스를 여는 초기 작업이 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조립 후 마지막에 전원 버튼을 끼우는 게 또 굉장히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라서 이 부분을 잘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헤라가 2개 정도 있는 게 편합니다. 신용카드는 잘 안들어가더라구요.
자세한 부분은 차후 다른 포스팅으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유무선 연결성
이게 한 번 뜯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체감상 GK888B 의 수신률이 GK868B에 비해 더 안좋습니다. GK868B가 동작하는 환경에서도 GK888B가 좀 헤맬 정도로 차이가 나는데요. 현재 위치의 맥북과의 연결은 워낙 금속제 방해물이 많아 (맥북 하나 더 걸친 데다 이케아 베베뢰드 금속기둥 등 중간에 있어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그렇다 쳐도 게임용 피시의 경우 안테나가 2미터 정도 높이에 위치해 있고 키보드와 수직으로 1.2미터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도 종종 수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었거든요. 물론 안테나 방향이 좀 미묘하긴 했습니다만.
좀 더 확인을 해 봐야 하겠지만, 평범하게 쓰는 경우라면 몰라도 악조건이라면 수신율이 애플 트랙패드 제품군에 비하면 확실히 떨어지는 편이므로 이 점은 고민해 두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유선은 GK868B와 거의 동일하므로 딱히 언급드릴 필요는 없을 거 같구요.
유무선 전환 키 및 LED가 GK868B는 기본 자판의 UIOP에 할당되어 있는 반면 GK888B는 펑션 F9~12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유무선 전환을 위해서는 손의 위치를 살짝 떼어야 합니하는 단점이 있는 대신 명확하게 기능키가 분리되어 인식하기 좋고 잘못 눌리는 경우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LED역시 이 위치로 이동했기에 충전 시 상대적으로 좀 덜 신경쓰이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가운데가 아니라 키보드 우상단이다 보니...
키보드 마우스 기능
이 키보드도 GK868B 모델과 마찬가지로 키보드 마우스 기능이 있습니다. 기능은 동일하지만 하나 차이가 있다면, GK868B 의 경우 키보드 마우스 기능을 하는 키에 별다른 표시가 없는 반면, 이 키보드에는 키캡 측면 하단부에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게 검은색 키캡이라 눈에 잘 안띄어서 각인을 해둔 건지, GK888B 이기 때문에 각인을 해 둔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휴대성 및 악세서리
가로폭은 GK868B와 거의 똑같은 크기이나 세로로는 텐키리스 키보드와 비슷한 두께를 가지고 있다 보니 휴대에서 좀 차이가 나는데요.
일단 레오폴드 파우치 S사이즈의 경우, 키보드의 아랫부분을 먼저 넣을 경우 지퍼가 안닫힙니다. 파우치 사이즈가 애당초 이 크기를 넣을 물건은 아니라서 그런 건데요. 키보드의 윗부분을 넣을 경우에는 지퍼에 위치하는 부분이 두께가 얇은 키보드 하부가 위치하게 되어 지퍼를 좀 무리해서 닫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파우치를 못 쓰는 것은 아니지만, 지퍼 부분이 꽤 뻑뻑하게 걸리기 때문에 지속 사용 시 이 부분이 빨리 마모되어 뜯어질 수 있을 것 같아 보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상하폭이 더 크다 보니 키보드를 세워 가방 옆면에 넣고 다니려면 좀 더 두꺼운 가방이어야 가능합니다. GK868B처럼 여유있지 않고, 제가 가진 가방중에서도 이렇게 못넣는 게 좀 있습니다.
이 키보드도 키보드 루프가 동봉되어 있기 때문에 휴대용으로 들고 다닐 때 좀 더 부담없이 가지고 다닐 수 있습니다. 케이블 역시 분리가 되어 들고다니기 여러 모로 편하죠. 블루투스로만 쓸 경우라면 아예 케이블을 빼고 다녀도 되니까요.
동봉된 키보드 루프는 윗면이 완전 민짜인 GK868B 와는 달리 ESC와 펑션 키 4묶음 단위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GK868B 의 키보드 루프에 비해 손상되기 쉬운 편이니 신경 쓸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꽤 저렴한 가격 (정상가 12만원대, 할인가 9.9만원) 에 무접점 + 유무선 + 35g 라는 매우 구하기 어려운 조합을 가진 멋진 키보드들입니다. (GK888B는 35g 사용 시 러버돔 교체 필요) 무선 덕에 휴대성은 최고이고, 유선으로 쓴다 해도 이제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대세가 된 USB-C단자를 사용하므로 여러 모로 편하죠. 키보드 마우스 기능도 지원하는 만큼 마우스 없이도 포인팅을 어느 정도 대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구요.
다만 스위치의 품질이 그리 균일하지는 않고, 무선 수신율 또한 아주 좋다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며, 멀티 페어링 등의 몇몇 기능들이 불편하여 가격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이쪽의 끝판왕급인 리얼포스 R2와 비교하면 입력 품질면에서 한계가 나타나구요.
가격만큼의 가치는 한다고 보이며, 처음에 쓴 저런 스펙을 요구하는 경우는 선택의 여지는 없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