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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force R2 TLSA 그레이/블루 저소음 APC 30g 균등 영문 (텐키리스)

by 썰렁황제 2019.03.28

구매했습니다. 드디어 리얼포스 흑흑.

이전부터 Realforce 모델이 부러웠지만, 가격대가 가격대다보니 회사에서는 회사물건으로 리얼포스를 써도, 집에서는 TYPE HEAVEN 104 로 만족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부터 맥과 윈도 양쪽을 하나로 묶어주던 USB Switch 가 작동 도중 번번이 제멋대로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발생하여, 그렇지 않아도 윈도와 맥을 바로바로 타이핑해야 할 상황이 종종 있던 차에 아예 스위치를 버리고 키보드를 새로 장만하기로 했습니다. 마우스야 이미 게임용으로 쓰던 로지텍 G602가 있었고 맥은 트랙패드2를 쓰고 있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이번에는 여유가 있었기에 리얼포스를 질렀고, 간신히 위의 모델을 리더스키에서 막차로 구해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제가 주문하고 나니 품절 떴더군요. 사실 먼저 레오폴드에서 주문했었는데, 카드 결제에 실패하여 (액티브액스 덕이죠) 주문 취소하는 사이 누군가 사가서 품절이 떨어져 버려 리더스키에서 구입한 건데 여기서조차도 바로 품절이 뜨고 말았습니다.

어쨌거나, 구입한 모델은, 제목대로 "Realforce R2 TLSA 그레이/블루 저소음 APC 30g 균등 영문 (텐키리스)" 모델입니다. 리더스키 사이트에서 나오는 제품명을 적었구요. TLSA가 텐키리스를 포함한 몇 가지 정보를 포함하고 있기에 실제로는 조금 더 짧습니다.

 

일단 먼저, 왜 저 모델을 샀는지부터 설명드리면,

 

전 타이핑 특성이 짧은 시간에 좀 몰아치는 특성이 있습니다. 코딩을 하거나 개인용도의 소설을 쓸 경우, 시간당 1만자를 넘는 속도로 2시간 정도 유지하며 타이핑하는데요. 쉴새없이 치다 보니 키압이 있고 스트로크가 길면 손에 피로함을 쉽게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무접점을 쓰기 전까지는 스트로크가 낮은 펜타그래프 스타일을 썼으며, 여전히 그 이유로 인해 요즘 맥북에서 채용한 버터플라이 키보드도 잘 적응하는 편입니다. 다만 스트로크가 낮다고 하더라도 키는 바닥까지 눌러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 이 경우 손가락 관절에 타이핑 충격이 전해지다 보니 장시간 타이핑 시 손마디가 쑤시는 경향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무접점을 접했을 때 "바로 이거야" 라고 고르게 되었죠. 동생이 13-4년전 쯤에 생일 선물로 비싼 키보드가 프로그래머에게 적절할 거 같다고 HHK Professional 2 를 사주었는데, 그 때 구름 타법을 바로 익히게 되면서 신세계가 열렸죠.

다만 당시 비주얼 스튜디오로 C#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었는데, HHK 시리즈의 배열은 비주얼 스튜디오 쓰기는 상당히 좋지 않은 구성이기에 몇 개월 쓰지 못하고 회사에서는 철수시키게 됩니다. 이후에는 몇 번 꺼내 쓰다 창고에 들어가다 반복을 하게 되었죠.

이후 다음에 들어가면서 마일리지로 개발장비를 살 수 있게 되어 리얼포스를 지르게 되었고, 이전 블로그 포스팅에도, 위에도 언급했듯이 TYPE HEAVEN 104도 질렀지만, 회사 장비 리얼포스는 하이 프로파일이라 개인적 취향에는 잘 맞지 않았고 (안타깝게도 당시 구매 가능한 물건이 그것 뿐이었습니다) 타입헤븐의 키 스트로크 감각은 좀 미묘한 데다 ABS키캡이다 보니, WASD 가 순식간에 마모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별도로 WASD 와 ESC는 리얼포스 키캡으로 교체하기는 했습니다만.

TYPE HEAVEN 104. WASD 가 완전히 지워져 리얼포스 키캡으로 교체했습니다. 확실히 훨씬 잘 버텨줍니다. 기존 ABS키캡은 딱 1년 지나니 암것도 안남더군요.

그러나 나이를 먹어서인 것인지, 어쩐 것인지, 회사의 리얼포스도, 위의 TYPE HEAVEN 104 도, 장시간 타이핑을 하면 손에 피로감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이번에 Realforce 를 구할 때에는 더 낮은 키압을 찾아야겠다 마음을 먹었고, 뒤져보던 차에 30g 에 키 스트로크 조정이 가능한 APC모델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어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회사에서 쓰는 키보드와 비교.. 위의 물건이 Realforce HiPro 버전입니다. 고전적인 키보드 모양이죠. 내부구조는 전혀 고전적이지 않지만.

그렇게 되어 구매한 후 현재 약 3주 정도 실사용을 한 상태입니다. 실 사용 경험을 말씀드려보면,

 

일단 위에 언급한 제 요구 사항에 거의 완전히 부합하는 물건입니다. 누르면 쑥 들어가는 낮은 키압. 저소음 모델이라 구름타법 이용시 거의 들리지 않는 소음. 키 스트로크 조절 기능도 매우 만족스럽고, 많은 사람들이 별 차이 못느낀다고 하지만, 저는 이 30g 모델도 종종 키 입력이 안들어갈 정도로 매우 낮게 스트로크를 넣는 경우가 있다 보니 적어도 최소 단계 (1.5mm) 와 최대 단계 (3.0mm) 와의 차이는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일단 1.5mm 스트로크 상에서 체감 키압은 정말 낮습니다. 키보드 위에 놓은 손가락에 잠시라도 힘을 풀어버리면 바로 키가 슥 눌려버릴 정도로 정말 약하구요. 여기에 소음 저감을 위한 쿠션층까지 깔려 있어, 키보드 자체는 정말 스펀지 누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다만 대만 모델에 비해서는 좀 더 누르는 느낌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대만 모델을 써보지는 않았으나, 장시간 이 키보드를 타이핑 시, 확실히 스트로크 초입에 걸리는 압력이 있고 개인적으로는 이게 여전히 손가락에 피로감을 주고 있어서 다소 부담스러운 편입니다. 대신 손가락을 약간 걸쳐둘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긴 했죠. (그래도 정줄 조금이라도 놓으면 바로 눌립니다)

특성상 장시간 문서 작업을 빠르게 하시는 분들 (주로 머리에 흐르는 생각을 최대한 빨리 옮겨야 해서 미친듯이 타이핑을 중장시간 해야 하는 분들) 중에, 기존 키보드에서 피로감을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추천할 만한 물건입니다. 소음도 적기 떄문에 극단적으로는 도서관에 들고 가서 써도 될 정도로 굉장히 조용하구요. 키 스트로크를 최소로 하면 정말 날으는 구름타법이 가능하기에, 글 쓸 때 부담없이 빨리 타이핑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게임용으로는 매우 비추천합니다. 게임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몇몇 게임들의 경우, 상황 대기타려고 손가락을 키에 올려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 키보드는 이 경우 상당히 높은 확률로 키를 눌러버릴 수 있습니다. 물론 키 스트로크를 늘리면 이런 현상을 다소 줄일 수 있지만, 이 경우 스트로크가 길어지는 만큼 반응성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굳이 이 키보드를 고집할 이유가 없죠. 굳이 리얼포스 R2 저소음 모델을 쓰신다면 45g쪽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실제로 유명한 배틀로얄계 게임 스트리머인 딩셉션이 이걸 쓰고 있죠. 제거랑 모양은 똑같습니다. 키압만 다른 걸로 기억)

저도 게임용으로는 기존에 사둔 TYPE HEAVEN 104를 여전히 활용중이며 (다만 요즘은 일렉트로마트 죽전점에서 랜덤박스로 건져온 ABKO K640 써보는 중입니다. 청축이라 겁나게 시끄럽더군요), 맥으로 소설 및 코딩 작업, 기타 글 쓰는 용도로서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 글도 바로 요 키보드로 사용하고 있네요.

그 외에는... 일단 디자인은 정말 맘에 듭니다. 리얼포스 하이프로파일의 둥글둥글 스타일이나, 기존 리얼포스, TYPE HEAVEN 104 의 곡면 을 그다지 맘에 들어하지 않았기에 이번 디자인 변경은 만족스럽고요. 특히 키보드 프레임이 각진 디자인으로 구성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만 저의 경우 기존의 리얼포스나 TYPE HEAVEN 의 경우 뒤의 키보드 받침을 세우고 쓰지 않았었는데, 이 모델과 같은 R2부터는 키캡의 경사도 변경으로 인해 뒤의 키보드 받침을 올려야만 편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하늘색 / 회색 키캡 / 진한 회색 바디 구성도 매우 마음에 들고요. 다만 리얼포스 로고 붙은 검은 영역은 좀 애매한 느낌입니다. 로고 그냥 각인으로 해줬으면 괜찮았을 듯 한데 흠...

키캡을 제외하면 전부 각지게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하는 디자인입니다.

USB케이블을 분리형으로 해줬으면 좋겠지만 여전히 이건 그대로더군요. (해피해킹은 십몇년전부터 이미 분리형이었건만...) 그래서 휴대성은 여전히 좀 메롱하고 끈 조절도 좀 귀찮습니다. 이유가 있나요? 이건 제가 잘 몰겠네요.

어쨌거나 잡설이 더 긴 리얼포스 R2 APC 30g 모델 이야기였습니다.

현재 책상 위에 놓인 각종 조작장비들은 요렇습니다. 키보드 3개 트랙패드, 마우스, 패드2개, 사실 마우스는 G700s도 있긴 합니다만 사진엔 안나왔네요.

댓글5

  • Blueriver 2019.03.31 18:39

    오, 좋은 거 쓰네. 난 30년 넘은 키보드를 쓰고 있다. 엄청 시끄러운, 다들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그거지.
    시끄러운 게 좀 문제긴 한데, 이거에 익숙해지니 다른 거는 못 쓰겠더라.

    다른 유명한 것도 써 보고 싶긴 한데, 지금 잘 쓰는 걸 놔두고 구태여 비싼 거 또 사긴 좀 그렇더군. -_-a
    답글

    • 썰렁황제 2019.03.31 20:34 신고

      30년 전 물건이면 기계식일텐데 요즘은 꽤 가격대가 될 듯. 오래 전 키보드들 거래도 제법 이루어지는 편이더라고.

      타이핑이 많다 보니 나이먹으면서 손이 힘겨워지면서 점점 키보드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 리얼포스로 바꿨으니 이번엔 좀 오래 가지 않을까 생각히지만 흠..

  • 키보드셔틀 2019.10.30 07:29

    맥의 버터플라이 키보드 적응하셨고 낮은 키압을 좋아하시고 단기간에 타자를 많이 친다는 내용 후기를 보고 리얼포스 30g 저소음 구입을 결심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되도록이면 키압이 낮은 게 좋더라고요 ㅠ ㅠ
    키압이 조금만 높으면 바로 손에 피로가오고 타자도 느려지는것 같아요. 오타도 많이 나고 ㅠ ㅠ

    맥용 리얼포스가 나오면 좋을텐데....
    답글

    • 썰렁황제 2019.10.31 12:41 신고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두 키보드 빠르게 계속 치다 보면 키압 높은 키보드에서는 손 마디 부분이 뻐근해지는 게 바로 느껴지더라구요 >.<. 그러면서 타이핑속도가 주르륵 느려지는... 여전히 회사키보드에서는 느끼고 있어서 바꿔야 할 지 엄청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피로를 느끼신다고 하시니 키압 30g모델이 꽤 만족스러우실 거라구 보구요.

      다만 작은/낮은 스트로크를 원하신다면 꼭 "APC" 붙은 모델 (약어에도 A가 붙어있습니다. 저소음 APC라면 SA, 제건 텐키리스라 TLSA죠) 을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비 APC 모델의 경우는 구름타법이 가능하다고 해도 펜타그래프보다는 깊은 편이라서요. 키 전체 스트로크 조절은 프로그램 없이 키보드 내에서 가능해서 맥이라도 잘 동작합니다. (Fn + 방향키 위쪽) APC 에서 1.5밀리 세팅해서 쓰시면 좋을 거 같아요. 1.5밀리 세팅은 계산상으로는 평균적인 펜타그래프 스트로크 수준이거나 그 이하입니다. 진짜 살짝 눌러도 바로 쳐지더라구요.

      차등 키 스트로크 조절이 윈도에서만 가능한 게 확실히 좀 아쉽긴 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맥도 지원해줬으면 좋을 텐데 말이죠.

    • 썰렁황제 2019.10.31 12:53 신고

      다만 하나 아쉬운 점이, SA 30g 계열 모델들은 대부분 한글 자판이 없습니다 ㅜㅜ (텐키리스모델인 TLSA 포함). 국내에서 30g 모델의 수요가 적어서인지 레오폴드가 수입하면서 따로 한글 각인 키캡들어간 제품을 요청하지 않은 거 같더라구요. 덕분에 품절도 자주 뜨는 편입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