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을 보고 왔습니다. 8월 17일 22:25분 표였네요.
긴 감상은 나중에 따로 올릴 예정이지만 (이미 쓰긴 했는데 이건 뭐 수정할 거 투성이더군요) 일단 트위터에 쓴 게 딱 제가 감상한 내용의 핵심이기에 이를 정리해 올려봅니다.
언어의 정원은 작정하고, 비오는 장면의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부었다는 느낌이다. 단순히 실사에 가깝게가 아니라, 그 분위기를 잘 뽑아내기 위해 빛을 정말 잘 가공함.
원래 신카이 마코토가 표현하는 하늘의 햇빛은 , 적어도 내 기준에 있어서는 특정 시점 (주로 해뜰 때의 그 차가운 빛) 의 그 햇빛의 느낌을 영상으로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내는데 정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것을 비로 표현했달까.
이 부분을 구성하는 다른 중요한 요소가 소리, 특히 비가 떨어지며 나타나는 다양한 소리인데, 아쉽게도 내가 상영한 구로 CGV 의 9관은 좌측 앞 스피커가 나가서 소리가 좀 크게 나오면 어그러져서 분위기를 많이 망쳤음.
스토리도 애당초 그런 걸 선택한 이유가 딱 그런 분위기를 노리기에 안성맞춤이 아니라설까 하는 생각이다. 비가 올 때 비를 가리는 곳에서 두 사람이 같이 있게 되는 부분은 단순히 스토리를 위한 장치 뿐만 아니라 비올 때의 그 분위기를 끌어내는 역할.
생각해보면, 신카이 마코토의 기존 시나리오들이 적잖이 커플브레이킹인 이유도, 그때까지 그가 주로 표현하기 위한 빛의 장면이, 다시는 보고 닿을 수 없을것만 같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포함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