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게임 절정기의 마지막에 등장한 게임인 XEXEX. 게임 자체는 알타입과 유사한 암기형 슈팅으로 시스템면에서 봤을 때에는 특출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음성 채용과 화려한 비주얼로 장식되어 슈팅 게임 역사에 나름대로 이름을 장식한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대에 발매된 게임이 하필이면 아케이드 게임 역사를 뒤바꿔 버린 스트리트 파이터 2 였던 덕에,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고 만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는 일본 게임음악의 절정기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음악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였고, 지금은 생각하기 힘든 행사로, 각 게임 회사들의 밴드들이 나와서 공연을 하는 게임음악 라이브 행사가 있을 정도로 게임 음악은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이 곡이 실린 앨범인 Perfect Selection XEXEX 는 이런 시대의 마지막즈음에 등장한 물건으로서, 이 곡의 색소폰 연주는 그 유명한 T-Square 에서 1992-1998년도까지 색소폰을 맡았던 마사토 혼다씨가 맡고 있는데, 요즘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요즘과는 그 성향이 다르다 볼 수 있겠다.)
원곡은 하이퍼스페이스에 돌입하는 XEXEX의 5스테이지에 등장하는 것으로 (6스테이지던가? -_-) 게임과의 매칭은 오히려 이 다음에 등장하는(게임 내에서) 곡이 나은 편이다. 게임에서는 워낙 짧게 등장하는 곡이기도 하고, 게다가 베이스 및 드럼이 좀 방정맞게 울려퍼지는 탓에 하이퍼스페이스 진입 분위기를 별로 살리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한 곡이었던 것을, 멜로디라인을 라이브 색소폰 연주로 교체하고 이에 아주 잘 어울리도록 배경음들을 장식해 냄으로써, 원래 분위기의 이미지였던 우주와 매칭되는 곡으로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앨범의 첫 곡에 걸맞는 곡으로 탈바꿈시켰다.
과거 방정환님께 이 곡을 처음 듣고서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던 나는, 당시에 이 앨범 전 곡을 구하려고 했으나,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야후 옥션 저팬도 없었고, 일본 물건 들여오기도 힘들던 시절이라,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무려 3년정도나 지난 후에야 겨우 이 앨범을 복사한 시디를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앨범의 나머지 곡들은 이 첫 곡 만큼의 강렬한 인상를 주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어레인지로서는 나름대로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현재로서도 본인의 게임음악 베스트 10 어레인지곡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곡으로, 앞으로 이 곡이 이 순위 바깥에 벗어날 일은 거의 없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