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내 생애 있어서 J-Pop 음반을 사 본 것은 아마 처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까지 일본 Animation OST 나 Game Music 음반을 구입한 적은 많았고, 그 중 원래 J-Pop 가수들의 음악이 끼어 있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J-Pop 음반을 사 본적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내가 무슨 바람이 불어 이 음반을 샀냐...한다면, 그녀가 Gundam SEED 의 3, 4 기 오프닝곡을 맡았었고, 그 곡이 이 음반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라고 할 수밖에 없다. 뭐 결국은 애니메이션의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했달까.
음반 자체는 그럭저럭 J-Pop 음반의 느낌이다. 여러 가지 스타일의 곡이 있어서 tamaki nami 의 기량이 어떤 지 평가하기에는 나름대로 쓸만했다. 15세 답지 않게 상당한 기량을 가지고 있으며, 파워와 기교 면에서는 사카모토 마야보다 우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Garnet Crow 보다는 한 수 아래. 아쉽게도 그녀의 보컬에 하나 치명적 결점이 있는데, 폐활량이 작은 탓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정한 톤의 긴 목소리를 오랜 시간 내는 곡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처음에 건담 SEED 3,4기 오프닝 곡을 들었을 때에는 곡의 스타일이겠거니 했는데, 음반 내애서도 전체적으로 음이 짧게 토막나는 곡들이 많다. 이 때문에 곡 진행 시 목소리가 토막토막나는 느낌이 나고, 때문에 그녀의 목소리를 오래 음미하기가 상당히 껄끄럽다. 그리고 이것이 사카모토 마야의 장기인, 정확한 톤 묘사와 흔들리지 않는 장시간의 일정톤 유지라는 강력한 무기와 비교해서 한 수 쳐진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곡들의 구성은 다른 J-Pop 앨범들의 구성과 비슷비슷하며, 특히 호화찬란하거나 특히안 코드 구성을 가진 곡이 아닌 이상 뇌리에 잘 남지 않는 본인에게 있어서는 그렇게 딱히 인상적인 곡들은 남지 않는다. 그래도 이 앨범에서 인상적인 곡이 있다면, "반짝반짝 작은별" 멜로디를 기반으로 곡을 만들어낸 Shining Star ☆ 잊을 수 없으니까 와 Believe 의 리믹스 버전인 Believe - Evidence 01 Mix. 전자의 경우 익히 아는 곡의 주 멜로디를 도입부, 중반부, 후반부에 배치했다는 것만으로도 머리에 남았지만, 전체적인 곡의 전개 자체도 '별' 과 관련된 컨셉으로 (Echo - 코러스 - 고음 전개 등) 진행시켰다는 점 때문에 인상이 깊었던 듯 하다. 후자의 경우는 원곡 Believe 보다 나은 Remix 버전 (대부분의 리믹스 버전이 원곡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것과 비교해서) 이라는 점 때문이고. 원래 발랄한 곡을 비교적 잠잠하게 바꾼 구성이 가지는 한계성인 답답함을, 몇 군데에 전개부와 장식적 요소를 둠으로써 나름대로 돌파했다고 할까나.
앞으로 어떤 작곡가, 프로듀서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리라 보지만, 호흡이 짧은 전개가 많다는 점만 보강한다면, 나름대로 한 귀퉁이를 자신의 모습으로 장식할 수 있는 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만으로는 뭔가 2% 부족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