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2월 27일 구매했습니다.
1. 기본 성능
구매 시점에서는 좋은 성능이라고 말하기는 뭐합니다. 나온 연도가 좀 된 터라 (2005년 말) 펜티엄 M753 (1.2G) 를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초기 모델에 비해 클럭이 올라간 것입니다만... 최근 발매된, 거의 비슷한 크기의 후지쯔 P1610 이 CPU 로 코어 솔로를 쓰고 있는 데 비하면 많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고진샤의 초소형 모델에 비하면 상당히 강력합니다. 일단 3D 그래픽 가속이 지원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고 (그러나 쉐이더는 하나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시퓨 자체도 펜티엄 M 계열은 일단 펜티엄 4 하위 클럭 정도의 성능이 나는 만큼 실제로 펜티엄 3 중반 클럭정도 수준의 체감성능인 고진샤 제품과는 많은 차이가 있죠.
부팅 속도 자체는 XP 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빠릅니다. (데스크탑상에서는 2003에 비해 XP 가 많이 느립니다) 기본 설치시에는 켜고 5초 내에 로그인 화면에 도달합니다. 일반 PC 등에 비해 바이오스 체크 시간도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체감 부팅 시간은 상당히 짧습니다. 최대 절전모드에서 복원되는 속도와 차이가 없을 정도죠.
하드디스크 성능은 파일 많을 때 상당히 안좋습니다. 억세스 타임보다는 시크타임이 느립니다. 파일 많기로 유명한 Java SE 6 문서의 압축을 푸는 데 거의 20분이 걸리더군요. 오히려 단독 파일은 몇백메가라도 꽤 빨리 복사되는 편입니다.
3D 그래픽 가속은 지원합니다만, 아주 기본적인 수준일 뿐이고 쉐이더는 하나도 지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게임 그래픽은 기대하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WOW 를 구동시켜 본 결과 최저옵으로 1280x768 모드에서 10프레임 정도 나옵니다. 플레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원활한 플레이는 보장하기 힘들죠. 결정적으로 기판 타는 냄새가 날 정도로 발열이 심해서 오래 플레이는 어려울 듯 합니다.
2. 디스플레이
최강입니다. 이 소형 노트북에서 이정도 깨끗하고 밝은 화면을 볼 수 있다니! 7.2인치에서 1280x768 해상도가 나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게 아주 깔끔하게 잘 나온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동급의 신기종 후지쯔 P1610 이 같은 해상도임에도 욕먹는 이유가 흐릿함 때문이라죠 아마... 색도 잘 나오고 밝기도 잘 나옵니다. 최대 밝기 모드에선 집에 있는 20인치 액정보다 더 밝습니다. 배터리 상태에서는 절반 정도 밝기이고 전원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밝기가 낮아집니다.
가독성은 좋지만 역시 너무 작은 건 어쩔 수 없어서 눈 나쁘신 분들에게는 무리입니다. 저도 읽다가 가끔씩 어지러워질 때가 있으니... 때문에 간단한 해상도 변경 모드와 확대 축소 모드를 지원합니다.
타블렛 PC 규격은 아니고, 그렇다고 UMPC 규격도 아니기 때문에 터치스크린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이죠. 그 때문에 이후 말씀드리겠지만 조작이 좀 힘듭니다. 지금 시점에서 리브레또의 가장 큰 단점은 성능도 뭐도 아닌 바로 이거네요. 터치스크린 안된다는거.
3. 휴대성
화면은 7.2 인치이지만 실제로 화면 양 옆에 공간이 있어서 실질적인 크기는 8.9인치의 P1610 과 별 차이가 안날 정도로 약간 작은 편입니다. 두께는 이쪽이 좀 더 두껍고 그 때문인지 P1610 에 비해 4그람 더 무겁습니다.
크기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면 중간 크기의 다이어리 수준입니다. 무게는 좀 무거운 편이지만 써본 바에 따르면 제 체격 (179센티) 이라면 한 손으로 받쳐 들고 써도 괜찮은 수준입니다. 실제로 그렇게 지하철 타고 40분을 가기도 해봤구요. 오히려 열이 문제군요.
실제 10인치 이하 사이즈는 휴대가방말고 가죽슈트를 쓰는 경우가 있는데, 진짜 그렇게 하면 딱 다이어리처럼 보입니다. 아쉽게도 리브레또용은 절판되어 구할 수가 없더군요.
4. 발열
그냥 문서 편집이나 이미지 보기, 동영상 재생 정도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열이고, 팬 소리도 그렇게 심한 편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가장 시끄럽게 도는 모드가 항상 도는 게 아니라 일정 주기에만 돌아서 실제로 대부분의 시간은 고요하게 지나가는 편입니다.
하지만 크기가 워낙 작은 만큼 역시 장시간 사용하면 본체 전체가 뜨거워지는 현상을 막기가 어렵습니다. 이건 정말 피하기 힘들 듯 하네요.
5. 조작
키보드는, 감각 자체는 좋지만 설계는 최악입니다. 키보드를 줄여서 일반 키보드와 거의 동일한 배치를 노린 것은 좋은데, 너무 작아서 동시에 두 개 누르기가 쉽습니다. 손 크신 분들은 거의 지옥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게다가 손을 놓는 부위가 키보드 자판에 비해 약간 높게 설정되어 있어서 (공교롭게도 딱 키보드 스위치 높이와 같더군요) 통상적인 노트북처럼 생각하고 자판을 누르면 안눌리기 십상입니다. 더 깊숙하게 자판을 눌러야 하죠.
오히려 손 크신 분들은 양손으로 본체를 둘고 엄지로 타이핑하는 쪽이 더 편할 듯 합니다. 노트북 자체가 작아서 제 손이 여자 손보다 약간 큰 편인데도 불구하고 본체를 들면 엄지로 자판 전체를 다 누를 정도입니다. 그립이 따로 없기 때문에 시프트처럼 구석에 박힌 키를 누를 때는 난감하지만 말이죠.
터치패드 대신 제공되는 포인트스틱의 감도는 상당히 좋습니다. 조금만 익숙해지면 쉽게 사용이 가능하고, 위치가 손을 키보드에 대었을 때 엄지 위치라 타이핑과 함께 컨트롤하기에도 좋습니다. (반대로 양손에 들고 쓸 때에는 꽝입니다) 마우스 휠을 대신할 인터페이스는, 아주 독특하게도 암호 입력기 용으로 사용하는 옆의 지문인식기를 이용합니다. 이것 역시 감이 좋은 편이고, 의외로 적응하기도 편합니다.
지문인식기는 기본적으로 로그인 시에도 사용되고, 웹 브라우저로 로그인 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설치되어 있어 암호 필드가 존재하는 사이트에서는 자동적으로 어플리케이션이 암호 입력을 사용하라고 알려줍니다. 지문 인식은 손가락 두 개를 세 번 등록하여 이루어지며, 인식률은 그저 그런 편입니다. 처음에 등록할 때 여러 방향으로 잘 등록하는 것이 인식률을 높이는 데에 유리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