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 주말, 즉 5월 12~13일 사이에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포스팅이 많이 늦었군요.
이전에 제가 쓰고 있던 메인보드는 Gigabyte PE667 Ultra 2 모델로, 845P 칩셋을 사용한 것입니다. 일명 종합선물세트라고 불리는 제품군 중 하나인데, 당시 막 쏟아져나오던 USB 2.0 을 메인보드 차원에서 지원하기 위해 USB 컨트롤러로 NEC 칩셋을 추가했고, IDE RAID 2채널에 SATA 1.0 RAID 까지 추가하여, 기본 채널 외에도 8개의 하드디스크를 더 추가할 수 있는 메인보드입니다. 다만 당시는 아직 300W 파워가 일반적 추세였고 어짜피 하드도 1-2개 밖에 없어서 실제로 저 채널을 절반 이상 써먹게 된 것은 근래에 와서 일이긴 하지만요.
그런데 이 보드에 달린 USB 루트 허브에 좀 문제가 많이 있었습니다. NEC 칩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지만, USB 장비 상호간에 충돌도 많이 일어나고 막판에는 부트까지 안되는 일까지 발생하더군요. 가뜩이나 USB 장비를 10개 이상 사용하는 저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치명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추가로 단 NEC 칩셋의 USB 2.0 카드마저 트러블을 일으켜서 컴퓨터 사용을 반쯤은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완전히 갈아치워 업글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해서 선택한 방법은 메인보드만 바꾸는 것이었죠. 그런데 마침 478 소켓에 PCI Express 를 지원하는 보드가 있더군요! 그것도 매우 싼 모델로 말이죠. 그래서 그래픽 카드는 이번에 업그레이드를 하기로 결정하고 제품을 구입했습니다.
메인보드는 Asrock 의 P4V800 이라는 모델.
mini-ATX 로 보드 자체는 작고, PCI 슬롯도 세 개 뿐입니다. PCI Express 바로 아래 슬롯은 대부분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유효 슬롯은 2개 뿐이고, 뒤에 말씀드리겠지만 오버클러킹된 그래픽카드들은 냉각을 위해 슬롯을 2개 차지하는 관계로 실질적으로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슬롯은 1개 뿐입니다.
대신 Serial ATA 가 달려 있고 (1.0이지만 -_-) 싸구려 보드에 달린 거 치곤 레이드까지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USB 도 6개 달려 있고, 사운드 칩셋도 6채널이고 (하지만 광출력은 지원이 안됩니다) 듀얼 채널은 지원하지 않습니다만 이전에 썼던 보드도 듀얼 채널은 지원하지 않았고, 듀얼 채널이 그렇게 유용한 시퓨도 아니기 때문에 제게 있어서는 상당히 쓸만한 보드였습니다. 구매가격은 45700원.
그래픽카드는 요즘 한참 잘나가는 이엠텍의 중견 모델인 nVidia GeForce 8600GT XENON 본좌입니다. 8600GT 인 만큼 DirectX 10 을 지원하고 코어 600MHz 에 메모리 1000MHz 를 지원하는 꽤 쓸만한 카드입니다. 14만 5천원에 구입. 원래 8600GT 의 코어 클럭은 560Mhz 이므로 어느 정도의 오버가 되어 있지만 쿨러 덕에 온도가 그렇게 올라가지는 않는 편입니다. (정확히는, 온도는 많이 올라가지만 경고 수준까지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코어 630Mhz + 메모리 810Mhz 로 3-4시간 WOW 를 돌리면 67도 정도까지 상승하는데 전체 게이지상에서는 35% 정도 위치입니다. (기본온도가 56도더군요 -_-)
기존에 썼던 ATI RADEON 9550 에 비하면 체감 성능이 3-4배 이상은 상승한 듯 합니다. WOW 에서 1600x1200, 풀옵션에 Antialising 4x 를 먹여도 이전 그래픽카드에서 1024x768 에 중상 옵션 + 노 Antialiasing 인 상태에 비해 프레임이 2배정도 나옵니다. 사실 9550 자체를 구매한 게 2년이 조금 넘는데, (2005년 1월에 구매했습니다) 그 사이에 이 정도 성능의 차이가 난다는 게 참 무시무시합니다. (사실 9550 은 노 오버 모델이었고 구매가도 78000원이었으므로 차이가 많긴 합니다만)
업글하기 위해 메인보드를 뜯어내면서 4년간 한 번도 청소하지 않은 본체를 싹 청소했습니다. 무시무시하게 먼지가 많더군요. 시퓨도 쿨러까지 다 뜯어서 청소하고, 본체에 달린 4개의 팬도, 5.25인치 베이에 꽂힌 하드랙과 그 안에 내장된 40밀리 팬 2개도 모두 뜯어 먼지를 닦아내고, 메인보드 구석구석과 파워 서플라이 팬 안쪽에 붙은 먼지도 불어내고, 싹 청소를 끝내고 보니 하루가 다 지나가 있더군요. 원체 달린 부품도 많다 보니 청소하는 데에 꽤나 고생했습니다.
메인보드를 뜯어내고 보니 PCI 사이에 박힌 2 개의 콘덴서가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것도 모자라 내부 전해액에 새어나와 콘덴서 바깥을 부식시키고 있었더군요. 왜 그렇게 부풀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보드 상태가 위험천만했었던 것 같습니다. 타이밍 좋게 잘 갈아준 듯 하네요.
지금은 멀쩡히 잘 돌고 있습니다... 만 새로 OS 를 깔면서 이전에 스캔했던 개인 자료들을 백업해 두는 것을 깜박해 버린 탓에 타격이 큽니다. 매번 OS 를 밀면서 생각하는 거지만 뭐 하나씩 꼭 빼먹더군요. 그런 식으로 유실된 자료들이 적지가 않습니다. 참 난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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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를 약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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