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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만화,애니메이션

코드기아스 부활의 를르슈

by 썰렁황제 2020. 9. 8.

>> 내용에 스포일러가 일부 있으니, 이 작품의 스포일러에 예민하신 분이라면 보고 읽으시는 걸 권장합니다. <<  가장 스포일러 될 부분은 피하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몇 안되는, 맘에 드는 남성 주인공과 커플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코드기아스 반역의 를르슈가 있다. 마지막 화의 마지막 장면 (C.C가 마차 위 짚더미에서 독백하는 그 장면) 에서 이래저래 논란이 있었는데, 십 몇년이 지나고 나서야 그 떡밥을 극장판 애니로 풀어냈다.

올해 보니 구글 플레이에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했고, 뭔가 모를 의무감... 에 구입해 보기 시작했다. 매체로 나왔으면 아마 샀겠지만, 이젠 플레이할 데도 없기는 하다.

구매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이 작품은 원작을 참 이래저래 망친 작품이다. 초반부의 묘사들만 해도 전작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죄다 망쳐놓고 있고 (정말 딱 일본에서 만들었다 싶은 느낌으로), 중후반 를르슈가 벌인 전략의 실패와 이에 따른 추론 과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라서 전작에 한참 못미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그 와중에도, 중반까지 C.C가 영혼 빠진 를르슈를 보살피는 모습 등은 인상적이고, 이 지점은 결국 엔딩에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왜 TV판의 인기 요소 중 하나라 할 수 있었던 를르슈와 상대방간의 전략 공방과 정략적 이슈들이 이 작품에서는 다소 심하다 싶을 정도로 부실하게 처리되었는지 어느 정도 납득이 가게 된다. 즉 이 작품은 티비판 그 자체의 연장선상이라기보다는, 티비판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를르슈와 C.C와의 관계를 마무리짓기 위한 목적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그렇다고 그 부분을 대충 만든 게 용서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이 작품에서 이 둘간의 관계를 주제로 보고 나머지를 들러리로 취급하고 보게 되면, 티비판에 걸맞지 않는 어설픈 작품이 아닌, 티비판의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뒷 이야기를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헌정한, 코드기아스 를르슈 사가를 마무리짓는 선물이 된다.

이거 프로포즈다.

그리고 그 선물로서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이, 바로 작품의 마지막에 나오는 C.C의 표정 변화를 잡은 10초가 넘는 클로즈업 컷이다.

C.C의 기아스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생각해 본다면, 를르슈의 마지막 한 마디가 그녀에게 얼마나 소중한 의미를 가지는 지 알 수 있으리라.

해피엔딩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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