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에 애플워치 5가 정식 출시됐었죠. 언제나 그렇듯 전파 인증으로 인해 시간이 걸렸습니다.
애플워치 2를 2016년에 구입하여 잘 쓰고 있었고, 이제 슬슬 많이 느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좀 더 오래 쓸 의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가 애플워치 5의 구매를 결정하게 된 것이 있었는데... 바로 Always on Display 기능이었죠. 비로소 언제나 시계를 볼 수 있다! 라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애플워치 2의 구매 시점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50m 방수 지원" 이었다면, 이번의 구매 포인트는 바로 이 AoD 였던 셈이죠.
애플워치2 를 처음 구입했을 때에는 나일론 줄을 사용했지만, 제가 워낙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를 많이 타다 보니 (기온 5-6도에서도 긴팔 입으면 땀이 날 정도입니다) 땀에 자주 절어서 냄새가 심하게 나는 문제가 있어, 도중에 금속 재질 중 가성비 괜찮았던 밀레니즈 루프로 갈아타기로 결정합니다. 줄은 혼용이 되니 차후 워치를 바꾼 이후에도 계속 쓰려는 생각도 같이 가지고 있었죠.
헌데 이 계획도 바뀌게 됩니다. 다름아닌 스테인리스 골드 + 밀레니즈 루프 때문에 말이죠.
알루미늄 재질의 애플워치 2가 매우 만족스럽기는 했습니다만, 스테인리스의 반짝반짝한 외향에 꽤 마음이 끌리게 되었고, 그 와중에 하필 골드 모델을 보니 이번에는 골드로 구입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플워치 2 처음 구입할 때만 해도, 애플워치에 대해서는 "마감은 괜찮은데 디자인은 좀 그렇다." 는 느낌이었지만, 밀레니즈 루프로 줄을 교체하면서 이런 생각이 크게 바뀌게 됩니다. 애플워치의 외형도 상당히 만족스럽구나라고 말이죠.
그래서 이번에 구입할 때에는 아예 티타늄 모델을 갈 생각을 원래 했습니다만, 판매 시작 당일에 티타늄 모델을 가로수길에서 판매하지 않아 티타늄 모델은 포기하고 스테인리스 골드 모델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스테인리스 골드 모델을 보니, 기존의 은색 밀레니즈 루프 줄을 쓰는 것보다 골드 밀레니즈 루프를 그냥 쓰는 게 훨씬 보기 나을 듯 하더군요. 게다가 이번 발매로 밀레니즈루프의 가격이 상당히 싸지면서 기본 끈에 비해 가격차가 확 줄어들어, 그냥 골드 버전으로 가기로 결정합니다. 에르메스나 세라믹도 생각은 해봤는데, 에르메스의 경우 위에서 언급드렸듯이 제가 땀이 많이 차다 보니 가죽재질 시계줄의 수명을 장담하기 어려웠고, 세라믹의 경우 제가 찼을 때 어울릴만한 마땅한 시계줄을 찾기 어려워서 넘어가게 됩니다. 흠집 잘 안난다는 점 생각하면 세라믹이 참 괜찮은데 말이죠.
보통은 죽전 에이스토어나 판교 에이스토어에서 구매했습니다만, 발매 당일 판매는 알루미늄 뿐이라 포기하고 가로수길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주문은 새벽 2시에 완료했고, 가로수길 애플 매장으로 고고...
사람 붐비는 걸 좀 피하기 위해 일부러 수령시간을 점심시간으로 미뤘는데도 제법 줄이 있었습니다. 한 20분 정도 대기한 거 같네요. 근데 이번에 사람들 생각이 다들 저랑 비슷했던 것인지, 아이폰이나 기타 제품보다 워치를 찾으러 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제가 선 이 우측 줄이 대다수가 워치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거든요.
암튼 직원 분이 잘 넘겨 주셔서 깔끔하게 수령했습니다. 이거 환호 이런것도 있는데, 전 인싸(?) 가 아니다 보니 거기까진 ㅎㅎ...
암튼 회사로 들고왔습니다.
그리고 바로 개봉.
4부터는 포장이 이전과 달라져서 워치 알맹이(?) 를 요렇게 포장합니다. 시계줄과 시계 본체를 독립적으로 관리하여 판매하기 좋게 바꾼 듯 합니다. 이 포장이 근데 상당히 맘에 들더군요.
그리고 꺼내면... 와..... 역시 스테인리스 골드가 반짝반짝한 맛이 끝내줍니다. 사진으로는 이 맛이 다 안나오는게 너무 슬프네요. ㅜㅜ.
애플워치 2의 패키징과 비교해 보죠. 애플워치 2의 경우 끈을 연결한 상태로 포장했었습니다.
착용모습. 가장 많이 쓰는 두 페이스이며, 좌측은 인포그래프, 우측은 캘리포니아입니다. 이 캘리포니아 페이스가 진짜 골드랑 굉장히 잘 어울리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에는 이 느낌이 제대로 나타나질 않네요. 이거저거 조정해도 원래 모습이 잘 안나옵니다.
아무튼 사진은 여기까지. 나중에 좀 더 제대로 찍은 게 있으면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이후의 글은 구매 후 약 2주간을 사용한 제 경험 및 활용성에 대한 부분들입니다. 특히 애플워치 2를 사용했던 입장에서 말이죠.
일단 먼저, 개인적으로는 애플워치 2의 기능에 만족했습니다. 원래 애플워치 구매의 가장 큰 목적은 당시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던 제 심박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함이었고, 이것 외에 애플 제품과의 연계 또한 고려하고 있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애플워치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는데요.
우선 애플워치를 통해 전화를 거의 놓치지 않고 모조리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애플워치의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한 진동은, 뒷주머니에 진동모드로 넣고 다니면 자주 놓치게 되는 전화들을 문제없이 잘 캐치할 수 있었죠. 물론 전화 뿐만 아니라 각종 푸시 메시지들의 수신도 잘 이루어졌고, 이후 에어팟까지 사게 되면서 전화 꺼낼 일 없이 바로 전화 수신도 가능하게 됩니다. 그리고 에어팟 연결 시 볼륨 조절 등도 워치로 가능했기 때문에 폰을 꺼내지 않고도 이것저것 할 수 있었기에 편했죠.
기본적인 운동 모니터링 기능과 더불어, 일정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면 자동으로 실외 / 실내 운동 모드 전환을 묻는 메시지가 나오는 등, 사용자가 작동을 까먹어도 일깨워주는 것들이 있어 이래저래 도움이 되었습니다. 심박수 모니터링 그래프 등의 통계 모니터링이라든가 등등이야 대부분의 다른 웨어러블 장비들도 해주는 것이니 딱히 강조할 만한 부분은 아니구요.
개인적으로 2->5로 바꾸게 되면서 크게 만족하게 된 점은 성능과 디자인 2개입니다. (심전도는 아직 국내 활성화가 되지 않았으므로 넘어갑니다), 특히 디자인 부분이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인데요.
개인적으로는 4 이후로 변경된 더 둥글어진 귀퉁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애플워치 4 지름신을 뿌리친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도 그 점 떄문이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5를 구매하게 된 것은 위에 언급드린 AoD 가 이 디자인적 불호 요소를 넘어섰기 때문인데요.
막상 착용하고 페이스를 사용해 보니 디스플레이가 같이 라운딩으로 바뀌면서 바디와 디스플레이간의 간극이 좁아져 생각보다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이에 따라 아래와 같은 개선점들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일단 디스플레이와 바디간의 검은 색 영역이 줄어들어 좀 더 시계에 가까운 느낌이 되었고,
4 이후에 적용되는 페이스들이 이 공간에 추가 기능들을 넣을 수 있는 구조로 바뀌면서 워치 내에 훨씬 많은 기능들을 배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애플워치 4에서부터 도입된 인포그래프의 경우 네 귀퉁이에 하나씩의 기능, 가운데 4개의 원에 하나씩의 기능 (단 상단은 캘린더로 고정) 을 넣을 수 있어 7개의 기능을 페이스에서 바로 확인 및 동작시킬 수 있어서 기존에 비해 여러 기능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 (운동이나 여행, 산행 등?) 에서는 요 페이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이거 덕분에 재미있는 습관이 생겼는데, 출근 전 워치 차고 이 페이스로 기온과 날씨를 보고서 출근 준비를 하는 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카카오미니에 물어보거나 폰에서 위젯 보거나 했었는데 한 단계가 더 줄었죠.
한편, 디자인 놓고 보면 캘리포니아 페이스가 골드와 무척이나 어울리는 편이라서, 일반적으로 시계만 보면 되는 상황에서는 캘리포니아 페이스로 두고 다니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면 어지간한 일반 시계급의 느낌이 나서 상당히 볼만한 편이죠. 특히 이 페이스는 AoD 상태와 화면 켜진 상태 양쪽 모두 볼만한 편이라서 더 훌륭합니다. 이런 거 보면 애플이 굳이 페이스를 유저가 직접 만들게 하지 않는지 납득이 가는 편입니다. (실제로는 아마 배터리 문제 등의 이유가 원인이겠지만요)
각 페이스별로 역할 등이 다르다 보니 페이스를 바로 바꿔야 할 필요성이 비로소 생기게 되었고, 그제서야 "아니 왜 페이스를 이렇게 쉽게 바뀌게 만들었을까?" 생각했었던 워치 2 시절의 생각을 바꿀 수 있게 되었죠. 솔직히 워치 2 시절의 페이스는 딱히 페이스를 상황에 따라 바꿔야 할 일도 별로 없었고, 오히려 잘못 눌려 오동작나는 경우가 더 많아서 이 기능을 왜 넣었을까? 하는 생각만 들었거든요. 아무튼 덕분에 요즘은 출근할 때 날씨 확인 등을 위해 미리 인포그래프로 전환해 보다가 이후에는 캘리포니아로 바꿔 두고, 다시 퇴근 중에 좀 걷거나 하면 바꾸고 하는 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에 스테인리스 모델로 오면서 그 외장 디자인 덕에 더 그런 영향이 있는 느낌이기도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제가 워치 2 쓰다가 만족하면서 이번에는 디자인도 노려볼까 하고 스테인리스나 티타늄 모델을 노리게 된 것인데, 이런 식으로 업그레이드하시는 분들이 은근 있더군요. 특히 이번에 에르메스 모델 디자인이 잘 나와서, 기존에 알루미늄 등의 하위 모델 쓰시는 분들이 에르메스 모델로 넘어가신 분들이 여기저기 보이더라구요. 워치4때에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던 듯 한데...
성능 면은 말할 게 그리 많지 않은 게, 이미 워치2의 성능이 지금의 watchOS를 돌리기에 힘겨워하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UI의 버벅임이 발생하는 만큼 5로 바꾸게 되면 UI의 쾌적함이 완전히 다른 수준이 됩니다. 사실 워치 1,2 는 발매 당시에도 그리 깔끔하게 돌지는 않았죠. 당시 워치들이 대부분 그 이하로 버벅댔던 만큼 크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지만. 다만 워치5 도 크게 눈에 띄지는 않으나 쓰다 보면 가끔 걸리적 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아직은 기술 발전의 여지가 좀 있는 편이죠.
뭔가 쓰다보니 순서 뒤죽박죽에 빠지는 부분들이 많은데, 쓰면서 좀 더 뭔가 생기면 게시물 수정하면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추가1. 애플워치4 부터 넓어진 화면 덕에 엘라고 W3 워치 스탠드에 거치하면 이제는 화면이 약간 잘려 나타납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