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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음악,음반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음악들 중 요즘은 잘 안알려진 것들

by 썰렁황제 2017. 1. 22.

제가 이전에 썼던 트윗 훑어보다가 이건 블로그에 올려두는 게 낫겠다 싶어서 내용을 좀 보강하여 올려봅니다.

 

Paul Mauriat 의 의자, 나무, 거리. 원제 Un banc, un arbre, une rue.

원곡은 Severene 이 부른 것으로 보컬곡이었으며, Eurovision Song Contest 의 1971년 우승곡이다.
어레인지 버전이 여럿 있다, Frank Pourcel 의 어레인지 버전도 있는데, 그것보다는 Paul Mauriat 의 어레인지 버전이 맘에 든다.

이 어레인지 버전을 처음 들은 것은 Paul Mauriat & Frank Pourcel 협연 버전인 것으로 기억하며, 아버지가 가지고 계신 LP 였다. 수록된 앨범이 이 앨범을 제외하고 없어서인지 (만약 협연 버전이면 라이센스 문제 때문일거라 보지만 + 원곡이 Severine 의 것이기도 하고) 요즘 나오는 Paul Mauriat 앨범 중에서는 찾기가 극히 힘들다.

Paul Mauriat 는 주로 이러한 크로스오버 편곡을 한 것으로 유명하며, 돌아와요 부산항에도 이렇게 어레인지 한 적이 있다. (국내 모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곡으로 줄창 쓰이기도) 그의 악단이 어레인지한 것 중 가장 유명한 곡은 Love is blue. 이건 아마 1970년대생 및 그 이전 출신이라면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어쨌거나 여기서 언급한 곡인 Paul Mauriat 버전의 Un banc, un arbre, une rue 

James Last 의 Paradisevogel

앨범명이기도 하고, 앨범에 들어간 곡이기도 하고. 이 앨범은 유명한 팬 플루트 연주자인 게오르그 잠피르가 참여했다. 사실 이 곡은 많이 알려지긴 했다. 80년대에 이 아저씨 곡이 방송 BGM으로 많이 쓰여서. 그 점에서 본다면 이 카테고리에 제일 안맞는 곡일지도. 사실 이 앨범은 이 곡 이외에도 명곡이 많고, 그런 만큼 다른 곡들도 역시 BGM으로 많이 쓰였다. 국내 방영한 몇몇 일본 애니메이션의 BGM 땜빵으로도 쓰였던 걸로 기억.

1970년대생 및 그 이전 분들이면 들으면 아 이 음악이구나! 라고 하실 분들이 제법 있을 듯.

Andreas Vollendender 의 Silver Wheel.

이 곡이 실린 Down to the moon 을 1980년대 말인가 1990년인가에 고모부네서 처음으로 들은 다음에 무려 메탈 테이프로 카피를 떠왔는데, 뭔 앨범인지 몰라서 20년을 찾다가 SoundHound 를 통하여 곡을 찾았다.
지금 듣기에는 앨범 전반적으로 좀 촌스런 부분도 있기도 하고 그런데, 이 아저씨의 전자 하프 연주만큼은 지금도 들으면 귀에서 뗄 수가 없다. 참고로 이 앨범은 거의 전 곡이 한세트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곡의 끝 부분이 페이드아웃되며 첫 곡의 시작으로 마무리되는, 순환의 고리를 나타내는 듯한 형식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이 곡의 가치는 사실 단독으로는 애매하고 바로 앞에 오는 곡과 이어져야 좀 괜찮은 편인데, 딸랑 2개만 묶은 건 없어서 이 곡만 링크를 걸어 본다.
전반적으로 반복되는 부분이 엄청 많은데, 잘 들어보면 해당 반복부가 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그게 나름의 묘미.
앨범 내에서 곡 단위 완성도는 이 곡보다는 Stream Forest 쪽이 더 나은 편인데, 이 앨범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인상적으로 남은 곡이 Silver Wheel 이라 이 곡을 링크로 걸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준 음악이 뭡니까 한다면 난 이 앨범을 1순위로 둔다.

Purple Motion / Future Crew 의 Starshine.

현대 VSTi 의 기원쯤 되는 모듈음악, 혹은 아미가 음악이라 불리는 장르에서 큰 발걸음을 남긴 Purple Motion 의 곡으로, 명곡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곡을 최고로 친다.
개인적으로 우주 한복판에서 별빛이 폭우처럼 쏟아지는 느낌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흔히 생각하는 밤하늘의 반짝이는 약한 별빛이 아니라, 우주 공간에서 햇빛보다 무섭게 쏟아져내리는 별빛의 향연과 같은 느낌.

2000년대 와서 원작자가 어레인지한 곡도 있지만, 원곡에 비해 많이 달라져 개인적으로는 원곡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이 곡을 작곡했을 때가 10대 중반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덕분에 꽤 충격먹었던 기억이.

Scream Tracker 라는 툴이 사용되었으며, 8bit 로 sample 된 악기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어 소리가 다소 투박하게 들린다. 스테레오 역시 고려되어 있지 않은데, 당시 Gravis Ultra Sound 라는 사운드카드를 제외하면 Scream Tracker 는 한 샘플 채널 당 한 개의 소리, 한 쪽 방향만 선택할 수 있어 보통 모노로 재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것도 그렇게 녹음된 것으로 보인다.

사족을 좀 붙이면, 이 곡이 만들어진 지 3년이 못되어 PC용 사운드카드에 미디 에뮬레이션을 위한 샘플 적재가 가능한 램이 추가되고, 이후 조금 더 지나게 되면 소프트웨어적으로 미디 재생이 가능할 정도로 사운드 샘플 운용이 가능해진다. 그 이후는 기가스튜디오를 거쳐 큐베이스로 넘어가는 VSTi 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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