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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nics AS-9010 1/2편

by 썰렁황제 2002. 10. 25.

  1999년 12월 말. 교회 행사로 연말 스크린의 디스플레이용 파워포인트 작업을 위해 방송실에 들어갔을 때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이 Micronics AS-9010 케이스였다. 5.25" Bay 6 개와 3.5" Bay 2개로 구성된 거대한 이 케이스는 본체에 붙여놓는 장비가 많은 본인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매혹적인 케이스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반 년 후. 본인도 이 케이스를 구입하게 되었다.

무겁지만 튼튼한 설계

  차도 없는 본인이 이 케이스를 용산에서 구매하여 학교를 경유, 집까지 들고 왔을 때에는 정말 죽는 줄 알았다. 이 케이스의 무게가 거의 20킬로그램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일단 케이스를 열어보면 프레임 구성이 일반 케이스와는 달리 훨씬 튼튼한 금속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금속재 두께도 상당히 두껍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체적으로 2밀리 이상 된다). 이 케이스의 엄청난 무게는 순전히 이것 때문이다. 그런 십몇킬로나 되는 바디가, 바디 옆면의 중간에 위치한 프레임을 잡고서도 휨 하나 없이 들릴 정도로 각 부분에 대한 구성도 놀랄만큼 튼튼하다. 뚜껑을 떼낸 상태에서 사람이 앉거나. 심지어는 밟고 서도 프레임 자체는 거의 휨이 없을 정도다.

취약한 밑면 구성

  케이스의 밑면은 케이스가 흔들림 없이 고정되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런 면에 있어서 이 케이스는 솔직히 별로라고 볼 수 있다.
  이 케이스의 밑면은 거의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닥 밑면의 플라스틱을 크게 정면에서 가운데로 2개로 나뉘어져 있어서 바디 양 면에서 잡아 당겨 밑면 크기를 늘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문제는 이 밑면을 이렇게 늘리지 않으면 본체가 심하게 흔들거린다는 점이다. 밑면을 구성하는 플라스틱의 높이가 다른 케이스에 비해서 높은 편이고. 본체의 무게가 엄청나다 보니, 밑면을 좁힌 상태에서는 약간의 힘에도 밑면 플라스틱이 눌려 흔들거리게 된다. 아마도 이런 것 때문에 밑면을 펼칠 수 있는 구조로 만든 모양인데, 이런 밑면은 솔직히 좁은 공간과 비교적 물렁한 밑바닥을 가진 가정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밑면이 그렇게 펼치고 접을 수 있는 구조로 인해서 본체를 옆으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펼쳤던 밑면이 접히거나 반대로 접혔던 밑면이 펴지는 등 영 골치아픈 것이 아니다. 제대로 움직이려면 반드시 들어서 옮겨야 한다. 이 케이스에서 정말로 아쉬운 부분이다.

여러 형태의 보드를 모두 지원

  이 글을 쓰는 2002년 말 시점에서는 솔직히 새삼스러운 기능은 아니고, 별로 의미도 없는 기능이지만, 이 케이스가 등장한 1999년 시점에서는 상당히 유용한 기능이었다. 이 케이스는 AT 일반과 AT 미니, 그리고 ATX 형태의 모든 보드를 설치할 수 있도록 보드 설치면이 구성되어 있으며, 따라서 기존 AT 보드 유저들이 (AMD K5-6, Pentium 1 등) 차후 ATX 보드로 업그레이드 할 때에도 무리없이 선택할 수 있는 케이스이다. 뿐만 아니라, Bay 의 위치가 다른 케이스에 비해 더 높은 위치에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ATX 케이스에서 발생했던, 메인보드에 걸려서 최하단 Bay에 긴 5.25" 장비를 끼울 수 없다는 문제점도 극복하고 있다.

충분한 개수의 Bay 와 비교적 쉽게 분리 가능한 3.5" Bay

  5.25" Bay 6개는 충분한 장비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최상단 2개는 밑면을 고정할 수 있도록 Bay 양면에 밑받침이 존재하는데 몇몇 케이스에서 종종 발생하는, 장비가 잘 들어가지 않는다거나 하는 문제를 무색케 할 정도로 장비들이 깨끗하게 들어간다.
아래 4개는 별도의 밑면은 없으며, 나사 4개로만 고정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이 부분에서 꽤 아쉬워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이 부분에 만족하고 있다. 5.25" 장비 대부분이 엄청난 열을 발생하는 장비들이고 (CD-ROM, DVD-ROM, 각종 RW 등은 모두 Optical 장비로 막대한 열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Bay 를 모두 다닥다닥 붙여놓는 것은 냉각 측면에서 상당한 비효율성을 가져오는데, 이럴 때 밑면이 없는 Bay 는 각 장비간의 공간을 자신의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융통성을 가져다 준다. 즉, 딱 Bay 위치에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정나사 1개 분량만큼 아래로 내려 고정시키거가 하는 등의 방법으로 Bay 간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본인도 이 방법으로 4개의 Bay 장비에 적절한 공간을 확보하였다.
  랙을 쓰는 본인에게 있어서 3.5" Bay 는 크게 필요가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하드랙을 구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종종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케이스의 3.5" 랙은 원터치로 분리시킬 수 있을 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나사 2개 정도를 분리하면 쉽게 떼어낼 수 있는 정도의 융통성은 제공하고 있다. 분리해 보면 알 수 있지만, 이 3.5" 베이는 바디와의 접착면이 다른 케이스의 3.5" 베이에 비해 긴 편이라 상당히 안정적으로 고정된다.

2편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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