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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기/음식

이제까지 다녀본 면류 요리점 평..

by 썰렁황제 2007. 6. 2.

* 하카타 분코와 을지면옥 가는 길에서 출구 번호를 잘못 기록하여 이를 수정하였습니다. (2007.06.09)

- 금홍

  구로 디지털 단지, 구 구로 1공단의 중앙 차로근처에 위치한 우림 디지털밸리 2차 1층에 위치.
  보통 나는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이나 짬뽕같은 일반적인 면류보다는 다른 면류를 찾게 된다. 싫어한다기보다는 중국쪽 요리맛이라면 자장면보다는 다른 면류쪽이 더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중국집이 자장면, 짬뽕, 우동 세 종류 및 그 변종을 제외하고는 다른 면류를 잘 취급하지 않는다는 거지만.

  금홍이란 가게를 들러본 계기도 그런 의도로 시작되었다. 게다가 가게 바깥에 써놓은 메뉴들이 보통 중국집에서 잘 보이지 않는 메뉴이기도 했고. 아무튼 처음 들어가 의자에 앉고 보니 주방장이 일본에서 20년간 중국요리 하다가 온 사람이라고 탁자 덮는 종이에 써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집의 메뉴 중 가장 최고라 생각하는 식사류는 우육탕면. 우육의 양도 상당하고 국물의 간도 아주 적절히 되어 있는 데다, 다양한 중국 스타일의 재료들을 섞어서, 한국 스타일로 퓨전이 되어버린 중국 요리들과 상당히 다른 맛이 느껴진다. 컨셉으로만 보면 일본라면과 비슷한 점이 있는데, 라면 자체가 원래는 중국요리가 기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닌 것 같다.

  우육탕면 외에 닭고기덮밥이 괜찮은데, 우리나라 덮밥류의 맛 스타일과는 많이 다르다. 처음 먹은 사람은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 지도. 하지만 그것을 메꿔주는 것 이상으로 같이 곁들여진 채소류들이 독특한 맛을 내 준다. 마늘과 고추가루 조합이 지겨우신 분들은 이쪽을 택하는 것도 좋은 선택.


- 하카타 분코

  6호선 상수역 2번 출구에서 홍대 방향으로 걸어나가다가 첫 번째인가 두 번째 골목으로 우회전 해 들어가면 나오는 집.
  신월 2동에서 살 적 집 건너편에서 영업하던 한우집에서 팔던 냉면의 진한 육수맛을 본 이후 제대로 된 고기국물 기반의 면류 요리를 먹어보지 못했던 불만을 단숨에 해갈시켜 준 집.

  그만큼 이 집의 국물은 엄청나게 진하다. 오죽하면 기본 라면인 인라면 외에 국물을 연하게 만든 청라면이 있을 정도. 느끼한 거 싫어하시거나 기름 둥둥 떠 있는 진한 고기국물은 싫다 하시는 분들에겐 가는 걸 말릴 정도. 반대로 진한 고기 국물 요리를 못 찾아서 헤매시는 분들에겐 강력하게 추천을 해 드리고 싶은 곳이다.

  인라면을 시키고 처음 나온 라면의 국물 한 숟가락을 뜨면 바로 하카다분코가 왜 '이름있는 집' 인지 알 수 있다. 정말 굉장히 진하다. 게다가 같이 얹혀진 챠슈 또한 상당히 독특한 맛이어서 그 매력을 더한다. 다만 그만큼 차슈 추가는 상당히 비싸다 (3000원)

  국물의 진함이 좀 심한 탓인지는 몰라도 나오자 마자 면을 다짜고짜 먹어버리면 면과 국물간의 유리감이 심하게 느껴진다. 찬찬히 숙주와 차슈를 먹으면서 면사이로 국물이 잘 배어들도록 하는 게 중요한 듯 하다. 추가 사리는 500원으로 굉장히 싼 편이지만, 본인처럼 면을 먹으면서 국물을 같이 마시는 분들에겐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면 자체가 국물과 잘 섞이지 않는  편인데 국물이 줄어든 상태에서 사리가 들어가면 정말로 면과 사리가 따로 놀게 된다. 이 점이 하카다분코의 최대 단점.

  정리하면 이 가게의 라면은 밸런스형이 아니라 극단을 추구하는 느낌에 가깝다. 하카타 분코의 라면 스타일인 하카타 라멘이 돼지뼈가 노골노골해질 정도로 국물을 우려내는 스타일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듯.


- 산쪼메

  홍대 입구 근처의 --플라자에서 홍대방향으로 한 블럭 건너 도로에 위치한 라면 가게.

  하카다 분코가 돈코츠 라멘이라는 한 종류의 라면으로 집중을 하고 있다면, 이 라면 가게는 비교적 평범한 형태의 일본 라면 가게. 당연히 쇼유라멘, 미소라멘과 같은 우리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일본 라면들이 있으며, 돈코츠 라멘 및 기타 다른 요리들도 취급하고 있다.

  돈코츠 라멘은 하카다 분코와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데 친구 이야기에 따르면 이쪽은 도쿄 스타일이라 다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따라서 하카다 분코의 진한 맛을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쇼유 라멘이나 미소 라멘, 시오바타 라멘 이렇게 세 라면은 상당히 괜찮은 맛을 나타내는데 특히 세 번째에 언급한 라면의 맛이 괜찮다. 아주 딱히 엄청난 무언가가 있다기보다는 맛들이 균형있게 잘 이루어진 느낌. 하지만 그만큼 균형있게 맛을 전달해 주고, 다소 모험과 노력이 필요한 하카타분코의 라면보다 더 끌리는 부분이 있다.

  국물에 생강 조각을 다수 넣어서 우려내고 있으며 실제로 라면을 다 먹고 나면 생강 조각이 보이는데, 이게 우리나라 음식에서 마늘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즉 라면이 가지고 있는 느끼한 맛을 상쾌하게 바꿔주고, 그 때문에 일본라면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맛이다.

  차슈맛은 솔직히 하카타분코에 비해서는 아쉬운 편. 상당히 독특한 맛을 전달하는 하카타 분코의 차슈에 비해 산쪼메의 차슈는 일반 고기집에서 맛보는 편육과 큰 차이가 없는 느낌이다. 물론 그만큼 가격이 싸고 양은 좀 더 많지만.


- 을지면옥

  꽤 오래된 평양식 냉면집. 아크릴 케이스 주문하러 가다가 얼떨결에 들어가게 되었다. 을지로 3가의 3호선 5번출구로 나가면 바로 코앞에 있다.

  평양식 냉면의 국물 스타일은 우리가 알고 있는 냉면 국물과는 차이가 크다고 하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그렇다. 설렁탕 국물과 약간의 동치미 국물이 섞인 듯한 일반 냉면집의 냉면 국물과는 달리, 이 평양식 냉면의 국물은 고기국에 가깝다. 따라서 간은 있지만 신맛이나 새콤한 맛 같은 재미있는 맛이 없어서 상당히 밋밋한 편이다.

  원래 냉면 먹을 때 식초를 거의 넣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 냉면을 먹으면서는 꽤 많이 부어 봤다. 하지만 먹으면 먹을 수록 식초를 넣은 맛 보다는 원래의 간에 더 이끌리게 된다. 결국 두 번째 왔을 때에는 식초 한 방울 안타고 먹었을 정도.

  취향을 타는 맛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딱히 권하고 싶은 맛은 아닌데 다시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된다. 그만큼 오묘한 풍이 있달까. 가격은 7000원으로 쎈 편이지만 양 자체가 기본적으로 다른 냉면집에서 사리 하나 더 시킨만큼 나온다.

  그리고 몰랐는데, 평양냉면은 일반 함흥냉면집과는 달리 육수를 주는 게 아니라 면 끓인 물을 준다고 한다. 처음에 준 물을 마시고서 숭늉인가 했는데 그게 면 끓인 물이었다니. 물론 당연히 인스턴트 면이 아니라 직접 뽑은 것이므로 소다 거품이나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건 없다.

  아버지꼐서도 면류를 엄청 좋아하시는데, 을지면옥은 이전에 비해 맛이 많이 변했다고 하셔서 별로 좋아하지 않으신다. 우래옥은 냉면 전문이 아니라고 하시고... 다른 갈 만한 곳을 여쭤 봐야 할 듯.

  앞으로 가 볼 곳

  우래옥
  이태원81번가
  용산 어디멘가 있는 냉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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